우리나라 노동시장의 이중구조가 지난 20년간 심화되면서 중소기업과 청년의 일자리가 지속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기업 고령자의 고용은 꾸준히 증가하면서 일자리를 둘러싼 세대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7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발표한 '우리나라 노동시장 이중구조 실태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년간(2014~2024년) 대기업 정규직 내 고령자 고용은 492% 증가한 반면 청년 고용은 1.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고령자는 55~59세, 청년은 23~27세다.
특히 노조가 있는 대기업의 정규직 내 고령자 고용은 2004년 대비 777% 늘어난 반면 청년 고용은 오히려 줄었다. 2024년 기준 대기업 정규직 고용에서 고령자 비중은 9.3%로 청년 고용 비중 7.3%를 역전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고용 상황도 대비됐다. 지난 20년간 대기업 정규직의 고용은 83% 증가한 반면, 중소기업 또는 비정규직 고용은 48% 증가에 그쳤다. 지난 20년간 우리나라의 고용이 주로 대기업 정규직 위주로 이루어졌다는 의미다.
같은 기간 대기업 정규직의 평균 근속 연수(10.4→12.1년)는 더 길어진 반면, 신규 채용률은 감소했다. 이는 대기업 정규직의 진입 장벽이 더욱 높아졌음을 시사한다고 경총 관계자는 설명했다.
대기업 정규직 대비 중소기업(비정규직 포함) 임금 수준은 50% 중후반대에서 정체됐고, 평균 근속연수 또한 대기업 정규직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사회보험 가입사회보험 가입률 및 복지 수혜율 역시 여전히 대기업 정규직보다 낮은 60~70%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임영태 경총 고용·사회정책본부장은 "2010년대 중반 이후 대기업 정규직 내 고령자 고용은 급격히 증가했지만, 청년 고용은 위축된 현상이 나타났다"며 "이는 정년 60세 법제화로 대기업 정규직 내 세대 간 일자리 경합이 더욱 치열해진 결과"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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