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원국이 스타트업 정보 교류의 장을 만들기로 했다. 정부 기관·투자자·인큐베이터 등 혁신 생태계 주요 주체 간 협력을 강화하고,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각국의 정책과 시장 정보를 공유한다는 구상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5일 제주 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열린 제31차 APEC 중소기업 장관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이 담긴 '제주 이니셔티브'가 채택됐다고 밝혔다. 한성숙 중기부 장관은 "APEC 역내 혁신 생태계 주요 주체 간의 협력 강화를 통해 실질적인 정보 공유와 공동 성장의 토대를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가운데)이 5일 제주 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제31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중소기업 장관회의 결과에 대해 취재진에 설명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원본보기 아이콘올해 회의는 '중소기업, 지속가능하고 포용적인 성장의 동력'을 주제로 2005년(대구) 이후 20년 만에 우리나라가 다시 의장국을 맡아 개최됐다. 회의에서는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전환, 인구구조 변화 대응, 대·중소기업 간 협력, 글로벌 가치사슬 편입 등 중소기업이 직면한 주요 현안을 공유하고 해법을 모색했다.
제주 이니셔티브에는 APEC 회원국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연결하는 'APEC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출범 내용이 담겼다. 먼저 매년 포럼을 개최해 여러 주요 이해관계자 간 정보 교류의 장을 만들 예정이다. 투자자·인큐베이터 등 스타트업 생태계 관련 정보를 포괄하는 온라인 정보 공유 플랫폼도 구축한다.
제주 이니셔티브 제안은 혁신기업을 지원하려는 수요가 모든 회원국에 유사하게 펼쳐있다는 점에서 비롯됐다. 한 장관은 "다른 회원국도 스타트업들이 처음부터 글로벌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며 "이를 위해선 단순히 투자자 뿐만 아니라 정부 관계자, 시장에 대한 연구 등이 다 필요해서 이를 충족할 시스템을 만들어보자는 요구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각 회원국의 경제 규모와 그 나라 내의 소상공인 규모가 커서 어느 정도 정보를 오픈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있었다"며 "스타트업 각 기술을 공개한다는 차원이 아닌, 특정 나라에는 무슨 스타트업 특성이 나타나는지, 그리고 다른 나라의 정부 정책 지원에는 뭐가 있는지 아는 것이 중요해서 정보 공유 플랫폼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번 이니셔티브는 올해 개최된 여러 분야의 APEC 장관회의 가운데 신규 이니셔티브가 채택된 첫 사례다. 중기부는 "스타트업 분야에서 한국의 리더십을 입증하는 의미 있는 성과"라고 평가했다.
치열한 논의 끝에 채택된 공동선언문에는 ▲중소기업 혁신을 촉진하고 ▲스마트 정책으로 지속가능 성장을 뒷받침하며 ▲연결성을 강화해 성장 기반을 넓혀가자는 회원국의 공통된 의지가 담겼다. 불확실한 글로벌 경제 환경 속에서도 중소기업이 성장과 번영의 핵심 동력임을 재확인하고 APEC 차원의 실천적 협력 방향을 구체화했다.
한 장관은 "회의를 하면서 각국 모두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이 직면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디지털과 AI를 통한 생산 혁신, 그리고 스타트업 및 투자자 연계 등 회원국 간 협력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했다"며 "협력 필요성에 대해선 그 어떤 사안보다 공감대가 모여서 공동선언문 협의 과정은 원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장관회의를 진행하면서 우리 중소기업을 향한 글로벌 시장에서의 높은 관심을 체감했다고 전했다. 한 장관은 "한국이 지난 30년간 정보기술을 중심으로 성장했다는 배경을 모두 잘 알고 계셨다"며 "중소 제조기업들의 전시 부스를 둘러보며 굉장히 흥미로워하면서 질문하고 추가 정보를 요청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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