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하지 않고 애써주셨다" 가평소방서 앞 먹먹한 현수막

7월 집중호우 실종자 유가족 감사 현수막 걸어

경기 가평소방서 앞에 걸린 두 장의 현수막이 먹먹한 울림을 주고 있다. 지난 7월 내린 집중호우로 발생한 실종·매몰 사고로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이 "숭고한 헌신과 사명감에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설치한 현수막이어서다.


지난 7월 20일 집중호우로 발생한 매몰 및 실종사고 유가족들이 가평소방서 앞에 감사의 마음을 담은 현수막을 걸었다. 경기북부소방재난본부

지난 7월 20일 집중호우로 발생한 매몰 및 실종사고 유가족들이 가평소방서 앞에 감사의 마음을 담은 현수막을 걸었다. 경기북부소방재난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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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중앙일보 등에 따르면 가평소방서 앞에는 "실종자 수색에 도움 주신 숭고한 헌신과 사명감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가평소방서 소방관님들의 건강과 안전을 간절히 기원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이 설치되어 있다.

이 현수막은 지난 7월 20일 가평군 조종면 마일리 캠핑장을 찾았다가 급격한 집중호우로 토사와 급류에 휩쓸려 희생된 40대 A씨 유가족이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17세 큰아들은 가까스로 구조됐으나, A씨 부부와 작은아들은 목숨을 잃었다. 이들의 시신은 소방 당국의 헌신으로 실종 당일과 7월 23일, 같은 달 31일에 각각 수습됐다.


A씨 유가족은 경기도소방재난본부와 국민권익위원회 홈페이지에도 직접 글을 올려 "깊은 슬픔 속에서도 그 시간을 견뎌낼 수 있었던 건 지속되는 폭염과 누적된 피로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수색해 주시고 위로해 주신 분들을 만났기 때문"이라며 "포기하지 않으시고 결국 동생 가족 모두를 찾아 저희 품으로 보내주신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썼다.


이에 경기도소방재난본부장은 "가족을 잃은 깊은 슬픔 속에서도 고마운 마음을 전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국민의 든든한 울타리가 될 수 있도록 맡은 바 소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다른 현수막 하나는 지난 7월 20일 실종됐다가 20일 만에 발견된 50대 B씨의 유가족이 걸었다. 현수막에는 "고인이 우리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밤낮으로 애써주셔서 감사하다"며 "좋은 곳으로 갈 수 있도록 잘 영접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B씨의 시신을 끝으로 소방 당국은 7월 집중호우로 실종된 4명의 시신을 모두 수습했다.


한편 지난 7월 20일 내린 집중호우로 경기 북부에서만 8명(가평 7명, 포천 1명)이 목숨을 잃었고, 137명의 이재민과 1800억 원대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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