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국민배우 제라르 드파르디외(76)가 여배우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드파르디외는 과거에도 여성 스태프를 성추행한 혐의로 수사를 받은 바 있다.
2일(현지시간) 프랑스 BFM TV 등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드파르디외는 2018년 8월 파리 자택에서 두 차례에 걸쳐 배우 샤를로트 아르누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아르누는 드파르디외에게 성폭행당한 뒤 고소했으나, 현지 경찰과 검찰은 2019년 6월 수사 단계에서 '증거 불충분'으로 후속 조치 없이 사건을 종결했다고 한다. 그러나 아르누가 예심 판사에게 직접 고소장을 제출하면서 재차 수사가 진행됐다. 프랑스는 법원에 소속되어 있으면서도 수사권과 기소권을 갖는 예심 판사 제도를 도입한 국가다.
이와 관련, 아르누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7년간 공포와 지옥 같은 시간이었다"며 "이번 결정은 일종의 사법적 진실을 바로 잡은 것으로, 너무 큰 일이라 실감이 잘 나지 않지만, 안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러나 드파르디외 측은 "합의된 관계였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드파르디외는 지난 5월 영화 촬영 중 여성 스태프들을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돼 1심 재판에서 징역형에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바 있다. 2021년에는 영화 '녹색 셔터' 촬영장에서 스태프들을 성희롱했다는 의혹이 나와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드파르디외는 1972년 프랑스 영화 '나탈리 그랑제'로 데뷔한 뒤 50년 넘게 연기 경력을 이어가고 있는 프랑스의 국민 배우다. 그러나 거듭된 구설에 이어 실제 성폭행 혐의로 재판까지 받게 되면서 그의 위상도 흔들리고 있다.
캐나다의 프랑스어권 지역인 퀘벡주 정부는 과거 그에게 수여했던 퀘벡 명예훈장을 박탈했으며, 2023년에는 프랑스 국가 최고 훈장인 레지옹도뇌르를 박탈당할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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