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베네수엘라 마약 운반선을 공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들어 불법 마약 밀수 단속에 군사력이 사용되는 일이 늘면서, 미국과 베네수엘라의 대립도 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2일(현지시간) CNN 등 미국 현지 방송을 종합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불과 몇분 전 아주 많은 마약을 싣고 가는 배를 격침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래전부터 엄청난 마약이 우리나라로 쏟아져 들어왔고, 베네수엘라에서 많은 양이 들어오고 있다"며 "우리는 이를 차단했고, 회의가 끝난 후 여러분도 결과를 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마약 운반선으로 추정되는 보트가 바다 위에서 불타는 사진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오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인 '트루스소셜'에 해당 사진을 게재하며 "오늘 아침, 내 명령에 따라 미군은 남부 사령부 관할 구역에서 신원이 확인된 '트렌 데 아라과' 마약 조직원을 공격했다"고 했다. 해당 작전으로 11명의 조직원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트렌 데 아라과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통제 아래서 활동"한다고도 했다. 그는 "이 공격이 미국으로 마약을 반입하려는 이들을 향한 경고가 됐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트렌 데 아라과는 실제 트럼프 행정부가 외국 테러단체로 지정한 조직이다.
앞서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달 초 남미 마약 카르텔에 대해 군사력을 사용할 것을 국방부에 비밀리에 지시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동안 미국의 마약 단속은 사법 당국의 관할이었으나, 군대의 개입을 허용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미 정부는 지난달 7일 마약 밀매 혐의로 마두로 대통령에 5000만달러(약 696억원)의 현상금을 걸었다. 또 최근에는 카리브해에 8척의 군함으로 이뤄진 함대를 파견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마두로 대통령은 2일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터무니없고 부당하며, 비도덕적이고 범죄적인 피비린내 나는 위협"이라고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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