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최윤범 회장 수사해야" vs 고려아연 "시세조종 관여 없어"

고려아연, 하바나1호 펀드에 1016억 출자
검찰 "공개매수 저지용 시세조종 자금" 판단
펀드 정관 하루만에 변경… 공모 의혹 확산

고려아연 최대주주인 영풍이 SM엔터테인먼트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고려아연 측은 "시세조종과 무관하다"며 강하게 반박했다.


영풍 본사. 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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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은 1일 입장문에서 "SM엔터 주가조작의 실질적 자금줄 역할을 한 최윤범 회장과 박기덕 대표에 대한 조사가 즉각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전 의장과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등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하고 각각 징역 15년, 12년을 구형했다. 이들은 하이브의 SM엔터 공개매수를 막기 위해 주가를 공개매수가(12만원) 이상으로 유지한 혐의를 받고 있다.

영풍은 고려아연이 원아시아파트너스의 '하바나1호 사모펀드'에 단독으로 1천16억원을 출자한 점을 지적하고 있다. 해당 자금은 2023년 2월 SM엔터 주식 대량 매입에 쓰였고, 검찰은 이를 "공개매수 저지를 위한 장내매수형 시세조종"으로 규정했다. 영풍은 사실상 단독 펀드였던 만큼 최 회장이 자금 집행의 실질적 결정권자였다고 주장했다.


영풍은 또 최 회장이 원아시아 지창배 대표와 중학교 동창으로 친분이 있고, 2023년 3월 카카오 김범수 의장과의 자리에서 "배재현 책임이 훌륭한 일을 했다"고 언급했다는 증언도 공모 의혹을 뒷받침한다고 강조했다. 영풍은 "펀드 정관 변경과 자금 집행이 대표이사 승인 없이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며 "최 회장의 사전 인지·승인 가능성이 높고, 이는 자본시장법 위반이나 배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김현민 기자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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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은 같은날 별도 입장문을 내고 "회사의 여유 자금을 재무적 투자 목적으로 펀드 등 금융상품에 투자해왔다"며 "모든 절차는 관련 법령과 내부 규정에 따라 투명하게 진행됐다"고 반박했다.

고려아연은 "SM엔터 주가와 관련된 시세조종 행위에 직접적·간접적으로 관여한 사실이 전혀 없고, 일부에서 제기하는 의혹은 사실무근"이라며 "구체적인 투자와 집행은 운용사(GP)가 주도했고 회사는 단순 출자자(LP)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또 "합리적인 절차를 거쳐 투자해 일정 수익을 실현했으며, 영풍 측이 사실과 무관한 의혹을 반복 제기하는 데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필요할 경우 법적 대응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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