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심판에서 파면을 주문했던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심판 전후 뒷이야기를 전하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7일 MBC '손석희의 질문들3'에 출연한 문형배 전 권한대행은 "저 순간(파면 당시)을 다시 보니 어떤 생각이 드시냐"는 손석희의 질문에 "다시는 겪고 싶지 않다"라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이어 손석희가 "누구나 다 그렇게 생각할 것 같다. 인간적으로 궁금해서 드리는 질문인데 마지막 문장, 아무개를 파면한다. 연습하셨나"라고 묻자 문 전 재판관은 "4번 정도 한 것 같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선고 때 재판장이 주문을 읽을 때 원고를 보는 것 같았다"면서 "그런데 주문이라는 것은 정면을 바라봐야 하는 거 아닌가. 그렇게 생각하고 연습을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문 전 권한대행은 이어 "판사들은 대체로 선고할 때 판결문을 보고 읽기 때문에 고개를 드는 게 쉽지 않다"라며 "그날 생중계가 되고 카메라가 들어올 게 예상됐기 때문에 무조건 카메라를 보고 '선고한다', 그걸 4번 연습한 것"이라고 전했다.
문형배 전 권한대행은 여러 차례 연습했는데도 당시 잘 되지 않아 동료 재판관들의 도움을 받았다는 내용도 전했다.
문 전 권한대행은 "마지막에 고개를 숙였다. 숙이면 안 되는데 습관이 나온 것 같다. 사실 그날 재판관 8명이 모였다"며 "그날 논의된 게 저의 선고 모습을 요청하는 내용이었다. 평소 제가 말이 빠르고 목소리가 작다. 자기들 앞에서 또박또박 크게 읽어보라고 요구하던데 거절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사무실에 가서 연습했다. 또박또박 크게. 제가 카메라를 보고 주문을 읽고 속으로 됐냐? 이 정도면 되겠느냐? 그런 마음으로 끝냈다"고 덧붙였다.
뒤이어 손석희가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고 있는 전직 대통령이 넉 달을 바깥에서 흔히 표현하기를 '활보했다'고 한다"라며 "자신 때문에 실시된 대통령 선거에 투표하는 모습이 나왔다. 당초 구속이 취소되고 석방이 됐을 때 평가하기 어렵나"라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이에 문 전 재판관이 "분명히 입장을 갖고 있지만 이 자리에서 밝히지는 않겠다"고 말을 아끼자 손석희는 "윤 전 대통령은 아무튼 우여곡절 끝에 다시 감옥으로 갔다. 다시 구속된 것, 사필귀정이라고 생각하시죠?"라고 다시 물었고, 문 전 재판관은 "재판이 진행 중이라 제3자 입장에서 언급하지 않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재차 답변을 피했다.
"4월 1일에 8대 0이었나, 짐작하셨나"라는 질문에는 "네. 개인적으로 만장일치해야 하고, 만장일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만장일치를 해야 하는 이유는 결정의 수용을 높이기 위해서 그렇고 그만큼 명백하다고 생각했다"고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그러면서 "표결을 더 미룰 수 없다고 생각했다. 4월 1일 선고기일을 지정해야 4월 4일 선고가 될 거라고 봤다"며 "4월 4일을 넘길 경우에 제 퇴임이 4월 18일이라 한 주밖에 없는 거라 탄핵 재판이 표류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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