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관세정책은 시행 이전과 비교할 때 우리나라 성장률을 올해와 내년 각각 0.45%포인트, 0.60%포인트 큰 폭 낮출 것."
28일 한국은행 조사국은 8월 경제전망 내 핵심 이슈 보고서 '미국 관세정책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지난달 말 미국과 주요국 간의 관세 협상 합의로 관세율과 관세 적용 시기 등이 큰 틀에서 확정되면서 미국 관세정책의 전체적인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비교적 성공적인 협상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우리나라에 대해 부과하는 관세율 평균이 기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무관세에서 15% 내외 수준으로 크게 높아졌다. 이는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상당한 충격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은은 미국 관세 영향은 크게 무역과 금융, 불확실성 경로를 통해 나타난다고 봤다. 무역 경로를 통한 성장 영향은 올해 0.23%포인트, 내년 0.34%포인트로 예상했다. 미국 관세로 미국으로의 수출 비용이 늘고, 미국의 물가 상승으로 총수요가 감소해 대미수출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 시장을 대체하는 전환 수출이 일부 늘어날 수 있으나, 여타국 성장 둔화에 따른 수입 수요 위축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날 것으로 분석됐다. 품목별로는 높은 관세율이 적용되는 금속·기계, 대미 수출 비중이 큰 자동차 등에서 타격이 클 것으로 전망됐다.
금융 경로를 통해서는 올해와 내년 성장률이 내수를 중심으로 각각 0.09%포인트, 0.10%포인트 낮아지는 것으로 추정됐다. 미국 관세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여 관세가 없었을 때에 비해 미국의 통화정책이 더 긴축적으로 운영되도록 한다. 이로 인해 국내외 금융 여건 개선이 지연되면서 실물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이 파급된다. 실제로 이번 미국 관세정책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결정이 늦춰지고 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불확실성 경로는 내수를 중심으로 올해와 내년 성장률을 각각 0.13%포인트, 0.16%포인트 낮추는 영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확실성이 높아지면 기업과 가계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경제적 의사결정을 지연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로 인해 투자와 소비가 위축된다는 설명이다.
그간 관세 관련 국내외 영향은 상호관세 유예, 기업의 부담흡수 등으로 우려보다 작았으나 앞으로는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미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높아지고 있고 전 세계 제조업의 신규수출 주문이 위축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우리나라 대미수출 역시 철강과 자동차부품을 중심으로 약화하고 있다.
한은 조사국은 "미국 관세정책은 단기적인 시계에서의 경제 영향뿐 아니라 글로벌 무역 질서, 국내외 정치경제, 산업구조의 변화까지도 초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현지생산 확대는 국내 산업의 공동화를 야기할 위험이 있고, 그 결과 고용이 위축되고 인재 유출까지도 나타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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