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3박 6일간의 한미 정상회담과 한일 정상회담을 마치고 28일 새벽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 대통령은 귀국 후 참모진과 순방 성과를 공유하고, 산적한 국내외 현안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이 이번 순방에서 얻어낸 최대 수확으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신뢰 관계 구축이 꼽힌다. 한때 트럼프 대통령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발언으로 긴장 관계가 형성됐지만, 이 대통령의 '칭찬 폭격'으로 한미 정상회담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다만 대미투자펀드의 세부 내용 조율하고 트럼프 행정부의 추가 요구를 관철해야 하는 등 숙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이 대통령은 방미 기간 칭찬 세례로 트럼프 대통령의 우호적인 반응을 끌어냈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휘한 백악관 리모델링을 언급하며 "품격있다"고 말하거나, 노벨평화상을 희망하는 점을 고려해 "피스메이커를 해 달라"라는 등 극찬을 쏟아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도 이 대통령을 향해 "어느 지도자보다 북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매우 훌륭한 인물"이라고 추켜세웠다.
회담 직전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의 SNS 글로 긴장감이 고조 되기도 했으나 이 대통령이 공개된 약식 기자회견에서 직접 사실관계를 바로 잡으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적대적인 기조가 사라졌고, 미국 측의 '깜짝 청구서'도 등장하지 않았다. 미국은 지난달 31일 관세 협상 타결 이후에도 농산물 개방 등 추가 요구를 이어왔다. 국방비 증액, 대중 견제 강화 등 안보 이슈와 관련해서도 추가로 무리한 요구를 해올 가능성이 있었다. 이 대통령도 지난 24일 워싱턴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협상 내용을) 바꾸자는 요구도 생겨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조선업을 지렛대로 한 한미 협력 의지도 공고히 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에서 조선 분야뿐 아니라 제조업 분야에서 르네상스가 이뤄지고 있고, 그 과정에서 대한민국도 함께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앞으로 한국과 협력을 통해 미국에서 선박이 다시 건조되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필리 조선소에서도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로 미국과 대한민국 조선업이 더불어 도약하는 윈윈 성과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북 정책과 안보 부문에서도 '북미 대화' 재개를 먼저 제시하면서 공감대를 이뤘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재진으로부터 오는 10월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답하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 가능성을 열어뒀다. 안보 부문에서는 예민한 문제를 논의하지 않았지만, 미국 측이 희망하는 국방비 증액을 이 대통령이 "하겠다"고 받아들이며 일부 진전이 이뤄졌다.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지난 23일 일본에서 진행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회담에서는 한일관계 발전과 한·미·일 협력 강화 분위기를 조성했다. 이 대통령은 이를 기초로 동맹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갈 계획이다.
앞으로 디테일은 숙제로 남았다. 관세 협상의 핵심인 대미투자펀드는 구조와 운용방식이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양국 간 양해각서가 마무리되면 그런 문제들이 상세히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예측 불가능한 트럼프 행정부의 추가 요구도 관건이다. 미국 측은 주한미군 역할 재조정, 농산물 추가 개방, 구글 지도 반출 문제 등을 지속해서 제기하고 있다.
국내적으로도 첫 본예산 및 정부조직법을 잇달아 처리해야 한다. 당장 내달 1일부터 시작되는 정기국회부터 현안에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 일부 개혁법안에 대한 속도조절론이 힘을 받으면서 이 대통령의 국정 조율 능력이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 이 대통령은 순방 출국길 기내 기자간담회에서 "여당 대표와 대통령의 역할은 다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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