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 갑질 공무원 중징계해야" … 공무원노조, 사건 재조사 촉구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남지역본부가 27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산청군 간부 공무원의 '갑질' 사안을 폭로하며 중징계를 촉구했다.


공무원노조 경남본부는 지난 7월 3일 "읍장 때문에 힘들다"라는 신고가 접수됐고 같은 달 7일 노조 게시판에도 해당 내용이 게시됐다고 밝혔다.

이에 산청군 공무원노조는 조사에 들어갔고 지난 7월부터 8일까지 3명 이상의 직원이 피해를 본 것을 확인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남지역본부가 산청군 간부 공무원의 '갑질' 사안을 폭로하며 중징계를 촉구하고 있다. 이세령 기자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남지역본부가 산청군 간부 공무원의 '갑질' 사안을 폭로하며 중징계를 촉구하고 있다. 이세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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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에 따르면 해당 간부 공무원은 산청읍장으로, 전 직원 앞에서 "참 일을 못 한다"라며 모욕감을 주거나 군 직원과 민원인이 보는 앞에서 인격 모독성 발언을 일삼았다.


또 여직원에게 사무실 손님 접대를 요구하고, "출근하면 박살을 내겠다"라는 등의 막말과 가족 비하, 퇴사와 전보를 종용하는 말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 신고를 받은 산청군은 하루 만에 해당 읍장을 직위 해제 후 대기발령 조처했다.


군은 이후 경상남도 인사위원회에 '사소한 갈등'으로 판단해 견책과 감봉 등 경징계를 요구했다.


이규필 전국공무원노조 경남본부 산청지부장이 산청군 간부 공무원 '갑질' 관련 피해자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이세령 기자

이규필 전국공무원노조 경남본부 산청지부장이 산청군 간부 공무원 '갑질' 관련 피해자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이세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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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는 "직장 내 권력관계를 악용한 갑질이나 공직사회 건강성을 해치는 심각한 행위"라며 "산청군의 대응은 피해자 보호는커녕 가해자를 두둔하고 갑질을 방치하는 행정으로 비칠 수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경남도에 감사위원회를 통한 독립적 재조사를 촉구했다.


산청군이 올린 경징계 의결 추진을 중단하고 산청군에 재조사와 추가 징계 자료를 요청해 중징계하라고도 했다.


경남도를 비롯한 지자체에 공직사회 직장 괴롭힘에 대한 실태조사와 그에 따른 대책 수립도 호소했다.


산청군에는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 및 재발 방지 대책 마련, 피해자 심리치료 및 유급휴가 제공, 피해자 보호조치 등을 요구했다.


이규필 산청지부장은 "아직 드러나지 않은 피해자가 있을 것으로 보고 갑질 사례를 공개 모집하고 있지만 다들 노출을 꺼린다"며 "확인된 피해 직원 중 1명은 병원 진료를 받고 있고 피해자들의 공포감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매번 혼나는 상황이 지속되니 일이 맞고 틀리고를 고민하는 게 아니라, 이렇게 하면 혼날까 혼나지 않을까를 고민한다는 조합원의 말이 기억난다"며 "경남도에서 재조사해서 해당 읍장을 중징계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강수동 전국공무원노조 경남본부장이 산청군 간부 공무원의 '갑질' 사안을 폭로하고 있다. 이세령 기자

강수동 전국공무원노조 경남본부장이 산청군 간부 공무원의 '갑질' 사안을 폭로하고 있다. 이세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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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동 본부장은 "근로기준법에는 피해자 의견을 들어 단호하고 엄격한 징계를 하게 돼 있으나 산청군은 부실한 조사를 통한 졸속적 경징계 요구를 했다"며 "솜방망이식, 봐주기식, 면피용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가해자는 전 근무지 이장을 동원해 선처 탄원서를 받고 있다고 한다"며 "산청군은 경징계 요구를 철회하고 공정성, 전문성, 중립성을 갖춘 조사 기구를 통해 즉각 재조사하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공직 내 갑질에 대한 무관용 원칙이 확립돼야 한다"며 "이 사건이 경징계로 무마되면 지역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산청군수와 경남도에 대한 전면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 26일 이승화 산청군수는 이 사안과 관련해 군 직원들에게 사과글을 전했다.


이 군수는 "상급자의 부당한 처사와 말로 마음의 상처를 입게 된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이었다. 군수로서 미처 지켜내지 못한 제 잘못을 깊이 사죄드린다"라며 "다시는 그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군수인 제가 앞장서 막아내겠다. 여러분의 땀 위에 '갑질'이라는 이름은 결코 허락하지 않겠다"고 했다.





영남취재본부 이세령 기자 rye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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