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호 AI영화 감독 권한슬 "AI, 영상 콘텐츠 기술 발전의 과정"

"영상 콘텐츠는 본질적으로 기술의 발전으로 탄생한 예술이다. 인공지능(AI)은 정말 중요한 기술이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꼭 함께 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국내 최초 AI 영화감독이자 국내 최초 AI 영상 제작사 스튜디오 프리윌루전의 권한슬 대표는 영상 기술에서 AI의 중요성을 이같이 강조했다. 경상북도 경주 힐튼호텔에서 열린 라운드 인터뷰에서였다. 권한슬 대표는 경상북도 경주에서 열리고 있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2025 문화산업고위급대화에 참석하기 위해 경주를 찾았다.

AI 영상 제작사 스튜디오 프리윌루전의 권한슬 대표가 27일 경상북도 경주 힐튼호텔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AI 영화 산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 문화체육관광부]

AI 영상 제작사 스튜디오 프리윌루전의 권한슬 대표가 27일 경상북도 경주 힐튼호텔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AI 영화 산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산업고위급대화는 무역, 에너지, 디지털 경제 등 경제 현안을 다뤄왔던 APEC이 문화산업을 독립 의제로 처음 공식 논의하는 회의다. APEC이 문화산업의 가치를 공식적으로 인정했다는 의미다. 경주 문화산업고위급대화에서는 문화창조산업이 APEC 경제협력의 새로운 촉매제로서 어떤 가치를 지니는지 조명하고, 이를 통한 조화로운 발전 방안을 모색한다. 디지털과 AI 등 신기술이 산업에 미치는 영향도 심도 있게 논의된다. 권 대표가 APEC 문화산업고위급대화에 초대된 이유다.

권 대표는 한국 AI 영화산업을 이끌고 있다. 2023년 여름 대한민국 최초의 AI 영화 '원 모어 펌킨(One More Pumpkin)'을 선보였다. 200살 넘게 장수하는 한국 노부부의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담은 미스터리 공포 영화인데 이 영화로 권 대표는 2024년 1월 두바이 국제 AI 영화제에서 대상 및 관객상을 받으며 이름을 알렸다.


권 대표는 영상이 발전해온 기술 과정을 언급하며 AI도 그 기술 발전 흐름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무성 영화에서 유성 영화로, 흑백에서 컬러로, 필름에서 디지털 상영 방식으로, 최근에는 스크린에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 이처럼 영화와 영상은 늘 기술의 발전과 시대 흐름에 따라 형태가 계속 변해왔다"고 설명했다.


'원 모어 펌킨'은 모든 영상과 음성을 순수 생성형 AI로 만들었다. 제작 기간은 5일에 불과했다.

권 대표는 AI 영화를 제작하는 방식을 간략하게 설명했다. "프롬프팅으로 이미지를 생성한 다음에 그 이미지를 영상으로 움직이게 만들어준다. 그것을 사람이 취합해 편집하면 그것이 비로소 하나의 콘텐츠가 되는 것이다. 기존 촬영이나 컴퓨터그래픽(CG)을 활용한 방식과 대비했을 때 비용과 시간이 획기적으로 절감되기 때문에 지금 업계에서 굉장히 관심을 많이 갖고 있다. AI는 콘텐츠의 양과 질을 끌어올릴 수 있는 좋은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고 그런 만큼 많이 발전하고 있다."

AI 영상 제작사 스튜디오 프리윌루전의 권한슬 대표가 27일 경상북도 경주 힐튼호텔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AI 영화 산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 문화체육관광부]

AI 영상 제작사 스튜디오 프리윌루전의 권한슬 대표가 27일 경상북도 경주 힐튼호텔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AI 영화 산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 문화체육관광부]


AI 기술을 활용해 만든 작품의 저작권 논란과 관련해 권한슬 대표는 이미 '원 모어 펌킨'을 AI 영화 편집물 저작권 국내 1호 사례로 등록했다고 설명했다. 권 대표는 "원 모어 펌킨'과 1년 전에 만든 '멸망의 시' 두 개 작품을 편집물 저작권을 등록했다"고 말했다. 이어 "AI는 카메라로 찍는 것 대신에 화면을 구현해 주는 도구로서 역할을 한다"며 "어떤 장면을 구성할지 그리고 어떻게 편집해서 완성할지는 AI를 활용하는 사람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람이 어떤 기획을 해서 어떻게 이 AI를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콘텐츠의 품질이 달라진다"고 덧붙였다.


권 대표가 2년 전 제작한 '원 모어 펌킨'은 상당한 기술 수준을 보여주지만 누구라도 AI 영화임을 눈치챌 수 있을 정도의 영상 수준을 노출한다. 권 대표는 '원 모어 펌킨'이 이미 2년 전에 제작된 작품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현재 AI 영화 기술은 그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나오는 AI 영상 모델은 실사 구분을 못 할 정도의 질적 수준을 보여주는 장면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권 대표는 또 개인적 견해임을 전제로 "지금 기술의 발전 속도를 감안했을 때 2년 안에는 완벽하게 구분이 되지 않을 수준으로 기술 수준이 올라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AI 영화의 수준이 굉장히 높다고 설명했다. "AI 영화제 등 AI 관련 행사가 가장 많이 열리는 곳이 대한민국이다. 전문가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까지 남녀노소 누구나 AI를 활용해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라는 점이 이 생성형 AI를 활용한 영상 제작 방법의 장점이기 때문에 앞으로 신인 창작자들에게는 더 많은 기회를 주고, 기존 레거시 업계에 계신 분들은 AI를 활용해 더 효율적으로 작업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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