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데헌 호랑이 닮았다"며 무서운 속도로 집어가…'완판' 행렬 전통 뮷즈 [NE 커피챗]

전통 가치를 가볍고 흥미롭게 현대적으로 풀어내
전통 문양에 담긴 의미를 커스터마이징 상품으로
외국인 관광객 발길 모으는 전통 굿즈로 인기 몰이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열풍이 한국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을 국내외에서 한층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국립중앙박물관 공식 굿즈 매장 '뮷즈샵'은 전시 유물과 전통적 가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아이템들이 '오픈런' 매진 소식을 속속 전하며 인기 명소로 떠올랐다. 단순 기념품에 머물던 박물관 굿즈가 이제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와 외국인 관광객의 필수 쇼핑 리스트로 떠오른 분위기다. 이런 관심에 힘입어 '역주행'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기업이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한 예비 사회적기업 '이담소(E.damso)'다.


28일 유승민 이담소 대표는 "전통이라고 하면 여전히 멀게 느끼거나 활용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며 "하지만 박물관 전시품을 들여다보면, 결국 우리 선조들의 일상에서 쓰이던 물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런 일상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아이템을 경험한다면, 전통을 훨씬 가볍고 흥미롭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런 생각에서 2021년부터 사업을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유 대표의 목표는 케데헌 열풍이 불기 전부터 분명했다. 전통과 현대를 잇는 연결고리가 되겠다는 것이다.

유승민 이담소 대표. 이담소

유승민 이담소 대표. 이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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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담소는 '이야기가 담긴 소품들'을 줄인 이름이다. 이름처럼 전통 속 이야기를 현대의 생활용품에 녹여내 과거와 현재를 잇는 브랜드를 지향한다. 유 대표는 특히 전통 문양에 대해 "작은 문양 하나에도 다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물고기 문양은 풍요와 여유를, 거북 문양은 장수를 기원하는 상징"이라며 "이런 맥락을 알고 나면 전통 물품이 단순한 소품을 넘어 나만의 의미를 가진 커스텀 아이템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 대표가 전통적 가치에 주목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유 대표가 최근 공들이는 아이템은 '열쇠패 키링'이다. 조선시대 집안의 번영과 안녕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아 혼수나 장식품 용도였던 열쇠패에서 영감을 얻어 오늘날 키링으로 재해석한 것이다. 여기에 각각의 의미가 담긴 전통 문양을 참(charm) 형태로 제작해 소비자가 열쇠패 키링에 원하는 참을 골라 조합할 수 있도록 했다. 가방이나 개인 소지품에 달아 개성과 취향을 드러낼 수 있는 장식품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호건 에어팟케이스, 열쇠패 키링, 분청사기 모란 풍경 이미지. 이담소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호건 에어팟케이스, 열쇠패 키링, 분청사기 모란 풍경 이미지. 이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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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건(虎巾) 에어팟 케이스'는 2022년 출시 이후 국립중앙박물관 뮷즈샵에 납품돼 왔는데, 케데헌 흥행과 맞물리며 뜻밖의 '역주행' 완판을 기록했다. 남자 아동의 전통 모자인 '호건'에서 영감을 얻은 이 상품은 케데헌 속 호랑이 캐릭터 '더피'를 닮았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 외에도 분청사기 모란 문양의 '모란 풍경', 조선시대 수묵화에서 착안한 '물을 보는 선비 키링' 등으로 품목을 확장하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유 대표는 전통을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 배움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올해 초에는 서울무형유산교육전시장에서 3개월간 과정을 이수하며 전통 바느질과 장신구 제작을 배웠다. 그는 "한 땀 한 땀 바느질에 담긴 정성을 보며, 선조들은 어떤 마음으로 이런 것을 만들었을까 깨닫는 시간이었다"며 "그 진심을 현대인들에게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호경 기자 hocan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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