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기업 美에 1500억 달러 직접 투자…한미 비서실장 '핫라인'도 구축

대통령 비서실장·정책실장·국가안보실장 한미 정상회담 결과 브리핑
3500달러 대미 투자펀드 조성 위한 실무 TF도 본격 가동…기재부, 금융위, 산은 등 포함
한미 비서실장 간 '핫라인'도 구축…한미 정상 간 원자력 협력 논의도 진행

힌국 기업들이 미국에 1500억달러 규모 직접 투자에 나선다. 지난달 상호 관세 협상 결과물로 나온 35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펀드와 별개의 민간 투자금이다. 또 한국 정부는 3500억달러 대미 투자펀드 조성을 위해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산업은행 등이 포함된 태스크포스(TF)를 본격적으로 가동할 방침이다. 아울러 한미 정상은 원자력 협력과 관련해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눴고,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이자 백악관 비서실장인 수지 와일스와 상시 '핫라인'을 가동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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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훈식 비서실장, 김용범 정책실장,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등 '3실장'은 25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 마련된 프레스센터를 찾아 이런 내용의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발표했다.


김용범 실장은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논의된 내용을 소개하며 "조선 분야 최대 1500억달러를 포함해 에너지, 핵심 광물, 배터리, 반도체, 의약품, 인공지능(AI), 퀀텀 컴퓨팅 등 전략 산업 강화를 지원하는 데 금융 패키지를 활용하기로 했다"면서 "구속력 없는 양해각서(MOU)로 금융 패키지 조성과 운영을 규정하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실장은 "큰 틀에서는 양국 간 합의가 상당 부분 진전된 만큼 앞으로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을 중심으로 금융위원회, 수출입은행, 산업은행, 무역보험공사 등이 참여하는 실무 TF를 구성해 세부적인 실행 방안을 미국 측과 계속 더 논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계기로 조선, 원자력, 항공, 액화천연가스(LNG), 핵심 광물 등 5분야에서 2건의 계약이 이뤄졌고 9건의 MOU가 체결됐다.


분야별로는 AI 경쟁에서 양국 간 협력 가능성과 상호 보완성 등을 재확인했다고 김 실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엔비디아의 슈퍼컴퓨터에 최적화된 반도체 칩을 SK하이닉스와 삼성이 제공하는 것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또한 IBM은 연세대학교와 함께 양자컴퓨터 설치 등 AI 협력 사례를 언급하면서 앞으로도 한국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이어나가겠다고 했다. 조선 분야에서는 HD현대와 서버러스캐피털 간 미국 조선소 현대화 등을 위한 공동 투자 프로그램 마련 등이 논의됐고, 원전 분야에서는 두산에너빌리티와 엑스에너지가 AI 시대 핵심 에너지원으로 구성할 에너지원으로 구성할 SMR 상용화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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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훈식 실장은 양국 정상 회담을 준비하면서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핫라인 구축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트럼프 대통령의 신뢰를 받는 수지 와일드 비서실장과 '핫라인'을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핫라인 구축은 정상회담 2주 전부터 본격화했고, 통상·안보 등 현안을 두고 협상이 벌어지고 있는 점을 고려해 비밀리에 진행됐다.


강 실장은 "오늘 오전 10시30분부터 40분간 백악관에서 백악관 비서실장을 만났다"면서 "오전 9시20분에 트루스소셜에 올라온 트럼프 대통령의 글과 관련해서 한국 정치 상황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킬 수 있도록 말씀드렸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 문제에 대한 정확한 사실관계를 다시 보고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강 실장은 "서로의 어려움에 대해서도 폭넓게 이야기했다"면서 추후에 비서실장 간의 채널을 통해서 계속 소통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정상회담에서는 원자력 관련 논의도 이뤄졌다. 위성락 실장은 "원자력 경쟁 문제에 대해서도 정상 간의 의미 있는 논의가 있었고, 앞으로 추가적인 협의가 이어질 것"이라면서 "지금 원전 협력은 몇 갈래로 진행이 되고 있는데 상세 내용을 지금 소개하기는 좀 어렵다. 협의를 좀 더 지켜보고 성과가 있을 때 알려드리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한국에서 빌려 쓰는 주한미군 기지 부지의 소유권을 미국에 넘겨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고 언급한 내용과 관련해 위 실장은 "배경을 좀 더 알아봐야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주한미군에 대한 부지는 우리가 공여하는 것"이라며 "무슨 말인지 좀 헤아려 보고 그다음에 답을 하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워싱턴D.C.(미국)=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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