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애들 쓰는 거 아니야?"
일반적으로 틱톡은 10대들의 놀이터 정도로 인식되고는 한다. 국내에서는 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비해 다양한 연령대를 커버하지 못하는 탓에 틱톡의 글로벌 영향력을 체감하지 못한다. 하지만 일찍이 틱톡의 파급력을 알아차린 K브랜드들은 틱톡을 타고 해외 시장으로의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틱톡은 글로벌 시장 진출을 꿈꾸는 브랜드에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생존전략이다. K콘텐츠의 위상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지금 우리 브랜드가 글로벌 시장의 문을 두드릴 가장 효과적인 '노크'는 바로 틱톡에 있다. 자극적은 숏폼을 쏟아내는 플랫폼 정도로 여긴다면 적확한 타이밍을 놓칠 수 있다. K브랜드가 틱톡을 활용해 어떻게 성공적으로 해외 시장에 안착하고 있는지, 틱톡 마케팅의 특징을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살펴보고 그 무한한 가능성을 탐색해본다.
첫째, K브랜드들은 틱톡을 통해 소비자를 가장 강력한 마케터로 만들었다. 브랜드가 제시한 간단한 미션(챌린지)에 수많은 사용자가 자발적으로 참여해 콘텐츠를 만들고 확산시키는 사용자 제작 콘텐츠(UGC, User-Generated Content)는 그 어떤 광고보다 진정성 있고 파급력이 강하다.
틱톡 내에서 이루어진 K뷰티의 수많은 챌린지는 이를 뒷받침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코스알엑스다. 코스알엑스의 달팽이 뮤신 에센스는 달팽이 점액의 쫀득한 질감을 활용한 챌린지(#SlapSnailChallenge) 가 유행하면서 입소문을 탄 케이스다. 챌린지가 더 활성화될 수 있도록 코스알엑스에서는 모션형 틱톡 카메라 필터를 제공해 고객의 참여율을 높였다. 이후 스네일 챌린지는 댄스 챌린지(#SnailDanceChallenge)까지 이어지며 품절 대란을 일으켰다.
2024년 데이터에 따르면 코스알엑스 스네일 챌린지의 누적 조회 수는 13억회 이상, 참여 인플루언서도 2만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알엑스는 이런 성과에 고무돼 자사의 특정 제품으로 챌린지를 만들어줄 '틱톡 서포터스'를 모집하기도 했는데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는 물론 그냥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단계의 초보라도 전부 지원할 수 있게 했다.
둘째, K브랜드들은 틱톡의 독특한 알고리즘을 활용해 관심사 기반으로 정교한 타기팅을 하고 있다. 틱톡의 알고리즘은 사용자의 소셜 그래프보다 콘텐츠 그래프를 중심으로 작동한다. 즉, 누가 만들었는지가 아니라 어떤 유형의 콘텐츠인지, 내가 어떤 콘텐츠에 흥미를 보였는지에 따라 영상이 추천되는 구조다. 틱톡의 콘텐츠 참여도(engagement) 기반 추천 알고리즘은 2021년에 MIT에서 선정한 주목받을 10대 기술 중 하나로 꼽히기도 했다. 결국 내가 흥미를 보인 콘텐츠만 노출이 되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우리에게 관심 있는 고객에게 닿기 쉽다. 또한 콘텐츠가 광고 영상이라 하더라도 몰입도가 높고, 거부감이 낮은 편이라 PPL도 효과적인 편이다.
Z세대를 겨냥하는 마케팅이 주류인 틱톡에서 샘표는 중장년층을 타기팅해서 주목받았다. '따뜻한 집밥'과 '가족'이라는 차별화된 콘셉트를 중심으로 가정식 레시피를 전달했는데, 단순히 레시피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 '엄마의 손맛' '추억'과 같은 감성적인 키워드를 영상에 담아냈다. 예를 들어 아이를 위해 요리하는 엄마의 모습, 퇴근한 남편을 위해 저녁을 준비하는 모습 등을 통해 중장년층의 깊은 공감을 끌어냈다. 틱톡의 알고리즘을 타고 4050세대에게 전달된 샘표의 콘텐츠는 "TikTok 팔로워 수 3개월간 2.5배 증가"라는 성과로 이어졌다.
셋째, K브랜드는 틱톡을 마케팅 플랫폼을 넘어 커머스 채널로까지 활용하고 있다. 틱톡은 2023년 9월 통합 커머스 플랫폼 틱톡샵을 공식 론칭했다. 틱톡샵이 특별한 이유는 다른 SNS 플랫폼과 달리 애플리케이션(앱) 내에서 바로 구매가 가능하다. 외부링크에 접속하기 위해 앱을 떠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사용자들은 영상을 보다가 마음에 드는 제품을 발견하면 바로 구매할 수 있다. 구매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마찰과 이탈 요소를 제거한 완전한 원스톱 쇼핑으로 즉각적 소비를 발생시킨다는 점에서 K브랜드에 기회가 된다.
실제로 틱톡은 구매 전환율이 매우 높다. 뷰티 영역으로 한정해도 미국 틱톡샵에서 뷰티 카테고리의 총거래액(GMV)은 최근 12개월간 18억3000만달러(약 2조5000억원)에 달해 단일 카테고리 중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틱톡은 더 단순한 SNS 채널이 아니다. K브랜드의 해외 진출을 위한 최적의 인큐베이터이자 친근한 소통 창구다. 사용자들의 자발적 참여를 끌어내는 챌린지의 확산력, 관심사 기반의 정교한 타기팅, 발견과 구매를 하나로 묶는 틱톡샵의 편리함은 다른 어떤 플랫폼도 대체하기 힘든 틱톡만의 강력한 무기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K브랜드들이 틱톡을 타고 전 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이 거대한 흐름에 올라탈 것인가, 아니면 지켜보기만 할 것인가? 글로벌 진출의 꿈을 실현해야 할 순간이다.
최지혜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