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국내 기술로 최초 제작한 '운전석 없는 자율주행셔틀'을 9월부터 운행한다. 그동안 일부 구간에서 운행하던 자율주행버스나 택시와 달리 운전석과 운전대가 없는 무인 셔틀이다. 서울시는 기술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운행 구간을 꾸준히 늘린다는 방침이다.
25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자율주행셔틀은 서울시 자율주행의 위상을 세계적으로 알리기 위해 외국인이 즐겨 찾는 대표 관광명소인 청계천에서 운행을 시작한다. 청계광장~청계5가(광장시장)~청계광장을 순환하는 총 4.8㎞ 구간으로, 총 2대가 준비됐다.
셔틀은 기획 단계부터 자율주행 목적으로 제작된 소형버스(11인승, 좌석 9개)로, 운전석과 운전대가 없을 뿐만 아니라 ▲라운드 형태의 'ㄷ'자형 좌석 ▲자율주행 상태, 운행 정보 안내용 대형 디스플레이 ▲휠체어 탑승 리프트 등 다양한 첨단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주중 평일 10시부터 17시까지 운행 예정이고 공휴일·토요일에는 청계천로 차 없는 거리 운영으로 인해 운행하지 않는다. 운행 요금은 당분간 무료이며 일반 시내버스처럼 교통카드를 태그한 후에 탑승 가능하다. 학습 과정과 전문가 안전 운행 검증을 거쳐 이르면 9월 말부터 시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운행한다.
서울시는 이번 무인 셔틀 운영을 계기로 서울을 'K-자율주행'의 혁신기지로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무인 셔틀을 개발한 우리나라 자율주행 대표기업인 오토노머스에이투지(Autonomous AtoZ)와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서울시는 오토노머스에이투지의 중동 등 해외도시 진출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현재 시민 교통편의와 운행기사 인력 수급 문제를 해결하고자 새벽 혼잡노선에서 운행 중인 자율주행버스와 택시의 운행횟수, 구간도 확대할 방침이다.
도봉산역버스환승센터와 영등포역을 오가는 A160번 버스와 강남 심야 자율주행택시가 대표적이다. A160번 버스에 도입된 자율주행기술은 미국자동차공학회가 2014년에 발표한 자율주행기술 기준 0~5단계 중 4단계에 해당한다. 4단계는 운전자의 개입 없이 자율주행차량이 정해진 구간을 스스로 운행할 수 있는 수준이다. 다만 버스노동자가 상시 탑승하고 있다. 자율주행이 불가능한 어린이 보호구역 등 일부 구간을 지날 땐 버스노동자가 직접 운전한다.
심야 자율주행택시는 이미 지난 6월부터 확대 운영에 들어갔다. 지난해 국내 최초로 역삼·대치·도곡·삼성동 일대에서 시범사업을 진행한 후 압구정·신사·논현·청담동으로 운행 범위를 넓혔다. 일반택시처럼 편하게 앱으로 호출할 수 있는 방식으로 8개월간 총 4200건, 일평균 24건이 이용됐는데 사고는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최근엔 '자율주행 마을버스'까지 등장했다. 자치구 단위로 운행하는 마을버스 형식으로 우선은 동작구 일대에서 2대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기존 자율주행버스는 서울시에서 관리하며 운행하고 있는 반면 '지역동행 자율주행버스'는 자치구에서 직접 관리하도록 했다. 서울시는 1년 차에는 전체 운영비를, 2년 차 이후에는 조례에 따라 승객 운송 실적과 운행 거리 등을 평가해 기술발전지원금을 지원할 방침이다. 여장권 서울시 교통실장은 "서울시는 자율주행기술을 사회적 약자에게 우선 활용하고 미래 핵심 기술의 실증 지원을 통해 국내 산업의 발전을 견인하고자 자율주행버스 노선을 계속 늘려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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