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이 대만 관광객 사이에서 '핫플'로 떠올랐다. 요즘 대만과 부산을 오가는 항공편의 탑승객 중 10명 중 7명은 대만 국적이다. 이들이 부산에서 가장 먼저 찾는 건 해운대도, 감천마을도 아닌 '돼지국밥'이었다.
2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부산과 대만(타이베이·가오슝)을 오가는 국내 항공편 중 대만 국적 승객 비율이 평균 60~70%에 달하고 있다. 에어부산의 경우, 부산~가오슝 노선에선 대만 승객 비중이 80%를 넘는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국적 항공기에서 외국인 비율이 이 정도인 건 매우 드문 일"이라고 밝혔다.
제주항공도 사정은 비슷하다. 부산~타이베이 노선의 승객 60~70%가 대만 관광객이며, 중화항공·타이거에어 타이완 등 대만 항공사 승객 대부분 역시 자국민이다.
관광 데이터도 이 흐름을 뒷받침한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한국을 찾는 대만 관광객 중 부산 방문 비율은 2023년 13%에서 2024년 상반기 23%까지 상승했다. 지난해 부산을 방문한 대만 관광객은 약 50만 명으로, 외국인 관광객 중 가장 많았다. 1년 전보다 거의 두 배 늘어난 수치다.
이 같은 인기에 대해 관광업계는 다양한 요인을 꼽는다. 직항 노선 확대, 대만 SNS를 통한 입소문, 중국 관광 대체 수요 등이다. 특히 먹거리가 결정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외식 문화에 관심 많은 대만 관광객들이 돼지국밥, 씨앗호떡 같은 부산 음식을 즐긴다"고 전했다.
실제 부산관광공사가 대만인 1만5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가장 좋아하는 부산 음식' 1위는 돼지국밥(66.9%)이었다. 이어 부산어묵(37.4%), 씨앗호떡(22.4%), 장어구이(19.4%)가 뒤를 이었다. 타이거에어 타이완이 돼지국밥을 기내식으로 선보인 것도 화제가 됐다. 해당 기내식은 4개월간 2166개나 팔렸다.
부산을 찾는 대만 관광객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에바항공이 부산~타이베이 노선에 새로 취항하고, 제주항공도 부산~가오슝 노선을 재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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