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됐던 '안동역 약속'이 폭발물 테러 협박으로 무산될 위기에 처했으나 결국 주인공들이 10년 만에 재회했다.
22일 KBS 2TV는 '다큐멘터리 3일 특별판 - 어바웃 타임: 10년 전으로의 여행 72시간'에서 '안동역 약속' 주인공들이 재회하는 순간을 방영했다.
앞서 2015년 방영된 '다큐멘터리 3일-안동역' 편을 통해 인연을 맺은 이들이 10년 만에 같은 장소에서 다시 만난 것이다. 당시 내일로 여행을 하던 대학생 두 명과 제작진이 즉석 인터뷰를 진행했다. 당시 여대생들은 이지원 촬영 감독에게 "10년 후에도 다큐멘터리 꼭 찍으세요"라고 말했고, 이 감독은 "그때도 제가 이 일을 하고 있을까요?"라고 물었다. 이에 한 여대생은 "2025년 8월15일 여기서 만나요"라고 제안했고, 이 감독도 제안을 받아들이며 새끼손가락을 걸고 약속했는데 올해로 약속했던 10년이 되면서 화제가 됐다.
당시 이들과 새끼손가락을 걸었던 이 감독은 약속한 날을 하루 앞두고 안동역으로 향했다. 그는 "아무도 안 올까 봐. 바람맞은 아저씨 될까 봐 걱정을 살짝 했다"며 "그래도 나라도 나가서 약속 장소에 있으면 낭만 있겠다. 나라도 낭만 지키러 가야지, 이런 느낌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약속 당일 오전 6시 옛 안동역 광장에 카메라를 설치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시민 300여명도 이곳에 모여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약속 시간을 5분쯤 앞뒀을 때 "옛 안동역 광장에 폭발물을 터뜨리겠다"는 협박글이 등장했다. 제작진과 시민들은 경찰 통제하에 현장을 떠났다.
이렇게 약속이 무산되는 듯했으나, 약속 시간인 오전 7시 48분에 제작진 앞으로 한 여성이 다가왔다. 이 여성은 자신이 10년 전 약속의 주인공 가운데 한 명인 김유리라고 밝혔다. 다만 방송 화면은 김씨의 요청에 까맣게 처리됐다. 제작진은 자막을 통해 "본인 요청에 따라 모두 카메라 전원을 껐다"며 "두 사람은 서로의 휴대전화에 기념사진을 담아 만남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이 촬영감독은 "첫 마디로 '잘 살았어요?', '잘 살아줘서 기뻐요' 그런 말을 서로 나눴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너무 대국민의 약속이 돼버려서 고민도 많았다. 그런데 그 친구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약속은 약속이니까 나왔다고 하더라"며 "계속 기억하고 있었다고 했다. 가면 갈수록 약속이란 게 더 무거워졌다고, 그래서 비슷한 감정을 느꼈구나 싶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스로 낭만 지켰으니까 뿌듯하지 않을까? 너무나 좋다"라는 소감을 나눴다.
방송 끝에는 또 다른 주인공 안혜연씨의 근황도 전해졌다. 안씨는 약속 하루 전 제작진에게 "해외에서 생활하고 있어 10년 전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됐다. 죄송하다"며 "그때 소중한 기억은 늘 마음에 간직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왔다고 한다.
한편 경북 안동시 옛 안동역 앞 광장에서 폭발물을 터뜨리겠다고 한 10대 협박범이 서울에서 검거됐다. 경찰은 위치 추적 등을 통해 A군을 특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색 결과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경찰은 2시간 50여분만인 이날 오전 10시 20분께 현장 통제를 해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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