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자국 내 배달 플랫폼들의 출혈 경쟁에 엄중한 경고를 내린 가운데 브라질에 진출한 중국의 음식 배달 플랫폼들이 한 달 새 세 차례나 소송전을 벌이며 과열 경쟁 양상을 보이고 있다.
23일 중국 매체 홍성신문 등에 따르면 디디(滴滴) 산하 '99푸드'(99Food)'는 메이퇀(美團) 산하 '키타(Keeta)'를 상대로 상표권 침해 및 부정경쟁 혐의로 지난 18일 브라질 상파울루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디디는 중국 최대의 차량호출(모빌리티) 업체다. 이 회사는 브라질 현지 모빌리티 플랫폼을 인수해 한때 운영 뒤 철수했다가 올해 99푸드로 배달 플랫폼 사업에 재진출했다. 중국 내 배달 플랫폼 1위 업체인 메이퇀도 올해 브라질 진출을 공식화했다.
99푸드는 자신들보다 더 늦게 출범한 키타의 브랜드 로고와 색상 등 디자인이 99푸드와 매우 유사하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두 업체 배달 라이더의 가방이 모두 노란색이고, 'Keeta' 로고 중 'ee'가 거울에 반사되면 '99'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그러나 키타 측은 노란색이 훨씬 오래전부터 메이퇀에서 사용해온 고유의 색상이라며 이 같은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99푸드의 이번 소송 제기는 앞서 키타가 두 차례 99푸드를 상대로 브라질 법원에 제기한 소송에 대한 보복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키타는 포털사이트 구글에서 키타를 검색하면 99푸드 광고가 노출돼 소비자에게 혼동을 불러일으킨다며 지난 8일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법원은 지난 11일 키타의 주장을 받아들여 99 푸드가 키워드를 고가에 사들여 광고하는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에 고무된 키타는 99푸드가 일종의 선불금을 주고 브라질 식당들이 키타와 협력하지 못하도록 하고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며 지난 14일 다른 소송을 시작했다. 이 소송 건의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99푸드와 키타의 공세에 브라질 현지 업체들의 긴장도 덩달아 고조되고 있다. 브라질 배달 플랫폼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는 토종 기업 아이푸드(iFood)는 중국 업체들의 공세에 맞서 4조원이 넘는 역대 최대 투자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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