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 동포부터 찾은 李대통령 "대한민국 주인으로 꼭 투표에 참여해달라"

한일 정상회담 앞두고 재일 동포 오찬 간담회 열어
이 대통령 "인간 중심의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겠다"
재일 동포 '간첩 조작 사건'에 고개 숙여 사과하기도
韓대통령이 취임 후 첫 양자 방문국으로 일본 택한 것은 처음

일본을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일본 도쿄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재일 동포 오찬 간담회에서 "인간 중심의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겠다. 재일 동포 여러분이 대한민국의 주인으로서 이곳에서도 투표에 꼭 참여해 역할을 다해달라"고 말했다. 또한 한일 양국은 앞으로 진정한 이웃이자 중요한 동반자로 나아가겠다면서 한일관계의 안정적 발전을 위한 든든한 버팀목이 돼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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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도쿄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대통령은 동포 여러분이 투표하는 데 겪는 수고로움과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당신 역시 노력하겠다 말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오찬을 겸한 오늘 간담회에는▲대사관 부지를 기증한 고(故) 서갑호 회장의 손녀 사카모토 사치코씨 ▲신주쿠한국상인연합회 수석부회장 신대영씨 ▲일본에서 헤이트스피치 반대운동을 전개해 온 최강이자씨 등을 포함하여 다양한 방식으로 동포사회에 기여해 온 동포 200여명이 자리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간담회 격려사를 통해 "한일 관계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동포들의 노력에 감사의 말을 전하며 동포 여러분들께 소중한 가교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오찬을 겸한 오늘 간담회에는 ▲대사관 부지를 기증한 고(故)서갑호 회장의 손녀 사카모토 사치코씨 ▲신주쿠한국상인연합회 수석부회장 신대영씨 ▲일본에서 헤이트스피치 반대운동을 전개해 온 최강이자씨 등을 포함하여 다양한 방식으로 동포사회에 기여해 온 동포들이 자리했다.

이 대통령은 격려사에서 "광복 80주년과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아 재일 동포 여러분들이 걸어온 길은 조국의 아픔, 굴곡, 그리고 성장을 함께해 온, 대한민국의 현대사에서 결코 분리할 수 없는 역사"라면서 "이국땅에서 차별과 어려움 속에서도 자신들의 정체성을 지키며, 모국의 든든한 후원자이자 버팀목이 되어 주셨다. 재일 동포들의 모국에 대한 헌신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에 재일 동포 대표로 환영사를 한 재일민단 중앙본부 김이중 단장은 "오랜 역사를 지닌 재일 동포 사회의 구성원이 다양해지고 있다"며 재일 동포 사회의 변화를 소개하고, 재일 동포의 인권옹호와 한일 우호친선을 위해 다양해진 재일 동포 사회가 함께 협력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성시 재일한인역사자료관 관장은 재일 동포들이 겪어 온 억압과 차별에 대한 역사를 설명하며 올해로 20년을 맞은 역사자료관의 재일 동포 역사·문화 알리기 활동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어 신주쿠한국상인연합회 신대영 수석부회장은 일본 내 대표 한류관광지로 성장한 신오쿠보지역을 소개하면서 한국인과 일본인들이 안전하고 깨끗한 상권을 만들기 위해 함께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신 부회장은 고(故) 이수현 의인 추모문화제를 통해 한일 우호의 정신을 이어 나가고자 한다고 했다.

다문화 종합교육시설 가와사키시 후레아이관의 최강이자 관장은 일본 최초로 헤이트 스피치에 대한 처벌을 규정한 '가와사키시 조례' 제정 과정을 설명하면서, 앞으로도 미래세대들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는 차별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하였습니다. 가와사키시 후레아이관은 재일 동포 등 재일외국인과 일본인이 서로에 대한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고, 인권 존중을 기반으로 차별을 없애고 상생하는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가와사키시가 설립하고, 사회복지법인 '청구'사가 운영하는 기관이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동포들의 발표내용을 귀 기울여 청취하며 동포들의 어려움 해결을 위한 동포들의 노력을 높게 평가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행사 마지막에 대한민국이 아름다운 공동체로 발전하기 위한 재일 동포사회의 역할을 당부하면서 "동포 여러분들이 조국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더 번영하고, 안전하고,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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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재일 동포 '간첩 조작 사건'에 고개 숙여 사과…"부끄럽고 아픈 역사"

이 대통령은 과거 대한민국 정부가 주도한 간첩 조작 사건 등으로 고통을 겪었던 재일 동포를 향해 고개 숙여 사과하기도 했다. '직시해야 할 부끄럽고 아픈 역사도 있다'고 운을 뗀 이 대통령은 "위대한 민주화 여정 속에서 많은 정말로 많은 재일 동포들이 억울하게 간첩 조작 사건의 피해자로 고통을 겪었다.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대한민국 국가 폭력의 희생자와 가족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리면서 공식적으로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말하고 이같이 고개를 숙였다. 간담회에 참석한 재일 동포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이 대통령은 "다시는 반인권적인 국가 폭력이 벌어지지 않는 나라다운 나라, 국민의 안전한 일상을 책임지는 부강한 나라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하는 정부의 책임에서 해외 동포 여러분도 예외가 아니다"라며 "해외 동포 여러분의 안전과 권익보장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며 모두 함께 잘 사는 나라로 확고하게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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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 대통령은 "최근 80년 광복절을 맞이해서 순국선열의 숭고한 희생을 떠올렸을 때 특히 마음이 쓰였던 분들이 바로 재일 동포"라면서 2·8 독립선언과 독립 만세 운동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도쿄의 중심지 곳곳에 동포 여러분들의 치열했던 삶의 흔적이 오롯이 녹아 있는 것 같아 마음이 먹먹하다"면서 "굴곡진 대한민국의 역사에서 굽이굽이마다 동포들의 헌신과 희생이 있었다"고 강조했다.이어 이 대통령은 "식민 지배 아픔에 이어 분단의 아픔에도 재일 동포 여러분은 언제나 모국의 든든한 후원자이자 버팀목이 됐다"면서 오늘날 주일 대한민국 공관 10개 중 9개가 재일 동포 여러분의 기부로 이뤄졌다고 들었다"고 했다.


한편 강 대변인은 "대한민국 대통령이 첫 양자 방문국으로 일본을 찾은 것은 역사상 처음"이라면서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을 가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도쿄(일본)=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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