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숙련된 스카이다이버가 낙하산을 펼치지 않은 채 추락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과 검시관은 이를 단순 사고가 아닌 극단적 선택으로 결론지었다.
연합뉴스는 영국 BBC 등을 인용, 지난 4월 27일 영국 서머싯주에서 마케팅 매니저였던 제이드 다마렐(32)이 스카이다이빙 도중 추락해 사망했다고 23일 보도했다.
다마렐은 500회 이상 다이빙을 성공적으로 마친 베테랑이었으며, 사고 당일에도 날씨가 맑고 장비 상태도 모두 정상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그는 주 낙하산은 물론 예비 낙하산조차 펴려고 시도하지 않았고, 평소 사용하던 헬멧 카메라도 착용하지 않은 채 점프했다.
사건을 조사한 레스리 해밀턴 검시관은 여러 정황을 토대로 다마렐이 스스로 생을 마감한 것으로 결론지었다. 특히 사망 전날 오랜 기간 교제해온 남자친구와 결별한 사실이 확인됐다. 남자친구 역시 스카이다이버였으며, 두 사람은 공통의 취미를 통해 가까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유서가 발견되지 않았지만 극단적인 선택으로 보고 수사를 마감했다.
이번 사고처럼 스카이다이빙을 극단적 선택의 수단으로 삼은 사건은 처음이 아니다. 2012년에는 네덜란드에서 낙하산을 펴지 않은 채 추락사한 스카이다이버의 시신이 뒤늦게 발견되며 사회적 충격을 더했다.
당시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마크 반 덴 부가르드(48)는 동호회 행사에서 점프를 한 뒤 실종됐고, 9일이 지나서야 비행장 인근 들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동호회원들 사이에서도 외톨이에 가까웠고, 가족이나 지인과의 교류도 거의 없어 실종 사실조차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부가르드는 120여 차례의 점프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숙련된 다이버였다. 그러나 발견 당시 그의 메인 낙하산과 예비 낙하산은 모두 펼쳐지지 않은 상태였다. 경찰은 장비 결함이나 타살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극단적 선택의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2017년에는 결혼 2주년을 앞두고 있던 한 20대 남성이 스카이다이빙을 하기 직전 아내에게 유서를 남긴 뒤 뛰어내렸고, 낙하산을 펼치지 않은 채 그대로 추락사했다. 2010년 미국에 거주했던 한 벨기에 여성은 스카이다이빙 도중 스스로 낙하산을 떼어내고 사망했다. 2005년에는 스카이다이빙 경험이 많았던 20대 남성이 애인과 헤어진 뒤 스스로 낙하산 줄을 끊어 목숨을 끊은 사례가 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자살예방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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