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공사 중인 우리 군에 한국이 경고사격…도발행위 중지해야"

北총참모부 부총참모장, 담화 발표
"한국군이 기관총 경고사격" 주장
"군사적 충돌 야기하는 위험 도발행위"
軍 "MDL침범 따른 조치"

북한이 휴전선 인근에서 공사 작업 중이던 자국군을 향해 우리 군이 경고사격을 했고 주장하며 도발 행위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한미연합훈련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 연습이 실시 중인 19일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와 개성공단 일대 연합뉴스

한미연합훈련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 연습이 실시 중인 19일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와 개성공단 일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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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철 북한군 총참모부 부총참모장(육군 중장)은 23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남부 국경 일대에서 군사적 충돌을 야기시키는 위험한 도발행위를 당장 중지해야 한다' 제목의 담화에서 이같이 밝혔다.

고정철은 "8월19일 한국군 호전광들이 남쪽 국경선 부근에서 차단물 영구화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우리 군인들에게 12.7㎜ 대구경 기관총으로 10여발의 경고사격을 가하는 엄중한 도발 행위를 감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군대는 정상적인 국경 강화 사업의 일환으로 대한민국과 접한 남부 국경을 영구적으로 봉쇄하기 위한 차단물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군사적으로 예민한 남부 국경 일대의 긴장 격화 요인을 제거하고 안정적 환경을 담보하기 위한 것으로서 그 누구에게도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발적 충돌을 막기 위해 지난 6월25일과 7월18일 등 두 차례에 걸쳐 주한미군 측에 공사 관련 내용을 통지했다면서, 그런데도 "확성기 도발 방송이 점차 한국군 3, 6, 15, 28사단 등 여러 부대들로 확대되고 있으며 이제는 '사격하겠다'는 위협적 망발이 일상화되고 있는 정도"라고 주장했다.

고정철은 한미연합 '을지 자유의 방패'(UFS) 연습이 진행되는 와중에도 한국이 경고사격을 했다며 "군사적 충돌을 노린 계획적이고 의도적인 도발행위"라며 즉시 중지를 요구했다.


이어 "만일 군사적 성격과 무관한 공사를 구속하거나 방해하는 행위가 지속되는 경우 우리 군대는 이를 의도적인 군사적 도발로 간주하고 상응한 대응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에 대해 합참 관계자는 "지난 19일 오후 3시께 북한군이 중부전선 군사분계선(MDL)을 침범해 경고사격 등의 조치를 했고 북한군은 북상했다"며 "군은 접적지에서 북한군의 활동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 군은 북한군이 지난해 6월과 지난 4월 MDL 이남을 침범해 경고사격을 했을 때는 이를 즉시 언론에 알렸지만, 이번엔 공지하지 않았다. 이재명 정부가 대북 화해 정책을 지속하는 상황에서 남북 간 추가적인 긴장 고조를 막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북한은 지난해 4월부터 MDL 인근과 DMZ 북측 지역에 다수의 병력을 투입해 삼중 철책을 설치하고 대전차 방벽을 세우는 작업 등을 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23년 주창한 '적대적 두 국가론'에 따라 군사분계선을 국경선으로 만드려는 의도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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