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린이라고 다 같은 기린이 아니라고?…"4개 종으로 분류"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연구 결과

기린이 단일종이 아니라 4개 종으로 나뉜다는 국제기구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21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산하 전문가 그룹 태스크포스(TF)는 분류학적 검토를 통해 기린을 단일종으로 보던 기존 관점을 바꿔 기린을 4개 종으로 인정한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두개골 크기· DNA 분석 등으로 차이 밝혀내

지난 250여년 동안 기린속은 9개의 아종(subspecies)으로 이뤄진 단일종으로 분류돼왔다. 과거에는 기린 반점 무늬를 통해 종을 구분하려 했지만, TF는 서로 다른 기린들의 두개골 크기 및 머리 모양, DNA 등을 분석해 기린 별로 혈통 상 큰 차이가 있다는 점을 찾아냈다.

기린.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픽사베이

기린.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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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토대로 TF는 ▲북부 기린(Giraffa camelopardalis, 이하 학술명) ▲ 그물무늬 기린(Giraffa reticulata) ▲ 마사이 기린(Giraffa tippelskirchi) ▲ 남부 기린(Giraffa giraffa) 등 4종으로 기린을 새롭게 분류했다.

북부·그물무늬·마사이·남부기린 4종

북부 기린은 누비아, 코르도판, 서아프리카 기린 등 여러 아종을 포함하며, 에티오피아 서부, 케냐 중부와 서부, 남수단 동부 등에서 서식한다. 그물무늬 기린은 케냐·소말리아·에티오피아의 초원에, 마사이 기린은 케냐·탄자니아·우간다 등에서 산다. 남부 기린은 앙골라·나미비아·남아프리카공화국·보츠와나 남부 등에서 서식한다. 이 가운데 야생 개체 수가 가장 많은 기린은 남부 기린으로 약 6만9000마리로 추정된다. 가장 야생 개체 수가 적은 기린은 북부 기린(7000마리)으로 특히 정치적 불안정과 밀렵이 심각한 지역에 주로 서식해 보호가 시급하다.

앞서 BBC는 "DNA 분석 결과 기린은 분명히 구분되는 네 종으로 나뉘며, 그 차이는 북극곰과 불곰만큼이나 다르다"고 설명했다. 연구자들은 나일강 등 주요 강과 계곡, 건조지대 등이 '장벽' 역할을 해 이들 기린종이 각각의 고유한 특성을 가지는 쪽으로 진화했을 것으로 봤다.


IUCN은 기린 개체의 보존과 관리를 위해서는 유전적 차이를 파악하는 게 필수적이라며 이번 연구의 의미를 강조했다.


IUCN 연구를 주도한 나미비아 빈트후크의 마이클 브라운 연구원은 AP통신에 "지난 10년 동안 네 종 간의 뚜렷한 차이를 보여주는 연구 결과들이 나왔다"며 "기린을 모두 한 종으로 묶으면 논점이 흐려진다. 각 종은 각기 다른 개체 수, 위협, 보전 필요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린 분류학을 더 정확히 이해할수록 우리는 기린의 상태를 더 잘 평가하고 효과적인 보존 전략을 실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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