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수련병원 하반기 전공의 복귀율이 70~80%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수련환경 개선'이 시급한 다음 과제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21일 서울 중구 T타워에서 제4차 수련협의체 회의가 열리고 있다. 이 자리에는 이형훈 보건복지부 제2차관(왼쪽 첫번째)과 한성존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오른쪽 두번째) 등 복지부와 의료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최태원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23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병원 등 서울 주요 대학병원 '빅5'의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서 정원의 70~80%가량이 지원서를 낸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피부과와 안과, 성형외과 등 인기과와 달리 소아청소년과와 응급의학과, 산부인과 등 필수의료 분야는 지원율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이제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지난 21일 서울 중구 T타워에서 열린 '제4차 수련협의체 회의'에서 이형훈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전공의 복귀 이후 수련 환경 개선 및 수련의 질 향상을 위한 방안을 중심으로 논의해 의료 현장의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며 "현재 진행 중인 수련 근무시간 단축과 다기관 협력수련 시범사업 등을 바탕으로 국가 지원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이날 주요 논의 사안으로 전공의특별법(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 개정을 다룬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계의 입장도 다르지 않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회 역시 정부 측에 인턴 수련기간 단축 등 수련환경 개선 방안 등에 대한 입장을 전달했다. 대전협 비대위는 입장 전달을 위해 지난 18일 열린 임시대의원총회에서 관련 논의를 진행한 바 있다.
앞서 20일 대한입원의학회 세미나에서도 전공의 수련 교육의 새판을 짜야 한단 주장이 제기됐다. 김대중 대한내과학회 수련이사는 "1~2년 차 전공의처럼 기본교육은 받아야 하는 이들은 이를 체계적으로 가르쳐줄 수 있는 분과에서 교육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각 병원, 각 진료과 내에서 진료 형태 및 세분된 전공의 교육에 대한 새판짜기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은 의료계 숙원 사업 중 하나다.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 제7조 제1항에 따라 병원장은 전공의에게 4주 평균 주당 80시간을 초과해 수련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제2항에서는 응급 상황이 발생한 경우가 아닌 이상 연속 36시간을 초과해 수련하지 못하도록 한다. 하지만 주 80시간·연속 36시간까지 과도한 업무를 수련하면서도 근로기준법상 휴게시간 등 최소한의 법적 보호조차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2022년 대전협이 실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공의 평균 근무 시간은 주 77.7시간이다. 4주 평균 주 80시간을 초과해 근무하는 비율도 52%에 달했다. 또 응답자의 66.8%는 24시간 초과 연속근무를 주 1회 이상 하고 있다고 답했다. 당직까지 서게 되면 주 100시간을 넘어가는 경우도 허다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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