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7명 살해 英 간호사, 종신형 받고 24시간 감시 받는 이유

동료 수감자 공격 우려에 15분마다 상태 확인
병원 신생아실 근무하며 7명 살해
혐의 부인했으나 가석방 없는 종신형 선고 받아

신생아 7명을 살해한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은 영국 전직 간호사가 교도소에서 24시간 집중 감시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7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은 영국 서리주 한 교도소에 수감 중인 전직 간호사 루시 렛비의 근황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렛비는 교도소에서 24시간 밀착 감시를 받는 중이다. 교도관이 돌아가며 15분마다 그의 상태를 살펴보는 식이다.

신생아 7명을 살해한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은 영국 전직 간호사 루시 렛비. BBC

신생아 7명을 살해한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은 영국 전직 간호사 루시 렛비. 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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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 측은 렛비가 동료 수감자들에게 공격받을 우려가 있어 감시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교도소 내 관계자는 "최근 렛비의 추악한 범죄 다큐멘터리로 공개된 후 교도소에서 더욱 무자비한 조롱을 받고 있다"며 "본인 스스로 곧 감옥에서 풀려날 수 있다는 착각도 한몫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렛비는 2015년 6월부터 2016년 6월 사이 영국 체스터 백작 부인 병원 신생아실에서 근무하면서 남아 5명, 여아 2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주로 야간에 근무한 그는 신생아에게 일부러 공기를 주입하거나 우유를 강제로 먹였고, 신생아 두 명을 인슐린에 중독시켰다. 희생자 중엔 미숙아와 쌍둥이도 있었으며, 태어난 지 하루 만에 목숨을 잃은 아기도 있었다.

범행 당시 한 쌍둥이 엄마가 이상한 낌새를 알아채자 그는 태연하게 "믿으세요, 저는 간호사예요"라고 둘러댔다. 그러나 그의 집에서는 아기 관련 문서와 의료 자료가 추가로 발견됐다.


렛비의 범행은 3년 만인 2018년, 신생아실에서 원인 모를 사망자가 계속 나오면서 결국 덜미를 잡혔다. 당시 렛비는 경찰조사에서 눈물을 흘리며 범행을 부인했다. 오히려 그는 병원의 위생 문제와 직원들의 무능을 탓하며 훼방 공작을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집에서는 "아기들을 일부러 죽였다. 내가 그 아기들을 돌볼 만큼 좋지 않기 때문", "나는 끔찍하고 악한 사람이다. 이 일을 하다니, 나는 악하다" 등 내용이 담긴 메모가 발견되면서 잔인했던 범죄 행각이 드러났다. 렛비를 조사했던 검찰은 "렛비는 냉혈하고 잔인했으며, 동료조차 살인자가 곁에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며 치밀하게 거짓말을 이어왔다고 밝혔다. 무려 10개월간 이어진 재판 끝에 영국 법원은 2023년 렛비에게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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