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치소에 수감된 김건희 여사가 신평 변호사와의 접견에서 "서희건설이 정권과 짜고 우리를 죽이려 한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 수사가 부당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취지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진 신평 변호사는 20일 연합뉴스, 조선일보 등 여러 언론과의 통화에서 최근 김 여사를 접견하고 왔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이 2022년 3월 김 여사에게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 등 고가 장신구를 주고 맏사위인 검사 출신 박성근 변호사의 인사 청탁을 했다고 특검팀에 자수한 일에 대해 억울함을 드러낸 것이다.
신 변호사는 또 김 여사가 이재명 대통령의 장점이 뭐냐고 물어 '대통령은 무엇보다 사람을 키울 줄 아는 분이다. 그것 때문에 대통령이 된 것'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그는 "그러자 김 여사가 동조하시면서 '그래요. 대통령이 사람을 키웠다. 키울 줄 아는 분이다. 이것을 남편에게 다음에 가시거든 꼭 전해달라'고 몇 번이나 신신당부를 했다"고 덧붙였다. 남편인 윤 전 대통령의 정치적 재기를 바라는 마음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신 변호사는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접견 중 확인한 김 여사의 상황을 전했다. 그는 "김 여사는 접견실 의자에 앉자마자 대뜸 '선생님, 제가 죽어버려야 남편에게 살길이 열리지 않을까요?'라고 했다"며 "요즘 이 생각에 골똘히 사로잡혀 있는 듯했다"고 전했다. 김 여사가 "한동훈이 어쩌면 그럴 수가 있었겠느냐"며 "그가 그렇게 배신하지 않았더라면 그의 앞길에는 무한한 영광이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 아니냐"라고도 말했다고 밝혔다. 신 변호사는 김 여사를 위로하며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용서하도록 노력해볼 것을 권했다고 했다. 김 여사에 대해 "너무나 수척해 앙상한 뼈대밖에 남지 않았다"고 묘사하기도 했다.
김 여사는 지난 12일 정치자금법 위반, 자본시장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돼 서울남부구치소에 수용됐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이 서울구치소에 수용되면서 헌정사상 처음으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동시에 구속된 상황이다. 김 여사는 지난 14일 조사 도중 변호인단에 "내가 다시 내 남편하고 살 수 있을까, 다시 우리가 만날 수 있을까"라고 말하는가 하면, 19일 변호인 접견 도중에도 '윤 전 대통령과 다시 함께 살고 싶다'는 취지로 심경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는 오는 21일 오후 2시 구속 후 세 번째 조사를 받기 위해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출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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