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워서 못 오르게 검게 칠해"…멕시코 국경 장벽에 특명 내린 트럼프

국토안보부 장관 "장벽 만지지 말라"

AI로 생성한 일러스트(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챗GPT

AI로 생성한 일러스트(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챗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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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 국경지대의 철제 장벽에 검은색 페인트를 칠하라고 지시했다. 뜨거운 미국 남부 태양에 노출된 장벽 표면을 더욱 뜨겁게 만들어 불법 입국자들이 넘어오지 못하게 하겠다는 취지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은 "국격 장벽 전체를 검은색으로 칠할 것"이라며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철제 장벽의 기둥에 검은색 페인트 작업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선 첫 번째 임기 때 3145㎞에 달하는 멕시코와의 국경 중 700㎞ 가까운 구간에 장벽을 건설했다. 이후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장벽 건설이 중단됐으나 올해 초 백악관에 복귀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 멕시코 국경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국경 장벽 건설을 재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특히 연방 의회는 지난달 장벽 건설 및 유지관리에 470억달러(약 65조5000억원)를 배정한 예산안을 처리했다. 철제 장벽은 9m 높이에 틈새가 10㎝ 정도에 불과해 사람은 물론이고 대형 야생동물도 통과할 수 없으며, 장벽을 검은색으로 칠해 표면 온도가 올라간다면 불법 입국 희망자들에게 더 큰 장애가 될 것으로 보인다.


놈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검은색 페인트칠이 불법 입국 희망자들에게 과도하게 가혹한 환경을 조성한다'는 지적에 대해 "장벽을 만지지 말아라. 본인의 선택에 달렸다"라고 답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단속 강화로 남부 국경지대의 불법 입국 시도는 감소하는 추세다. 텍사스주(州) 엘패소 관할 국경순찰대에 따르면 최근 하루 평균 불법 입국 시도자 체포 건수는 41건이다. 지난해에는 약 400명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90% 줄어든 셈이다.


한 트럼프 행정부는 남부 국경지대 일부를 군사지역으로 선포해 불법 입국 단속에 세관국경보호국(CBP)뿐 아니라 군 병력을 동원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불법 입국자들에 대응 중이다.





박지수 인턴기자 parkjisu0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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