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록 지사 직무수행 평가 1위

7월 리얼미터 여론조사…8개월 연속 1위
최근 2개월 연속 긍정 평가 하향 곡선
더딘 현안문제·정치적 불안정성 원인
김 지사 홀로 고군분투하는 분위기 지적도
3선 위한 정치적 행보 대대적 수정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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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록 전남도지사가 7월 리얼미터 전국 광역단체장 직무수행 평가에서 8개월 연속 1위 자리를 지켰지만, 분위기는 예전 같지 않다. 2개월 연속 직무수행 긍정 평가가 하락하는 등 이전지표들과 사뭇 다른 분위기가 감지돼서다.


더운 여름철 반복되는 여론조사 답변을 회피하는 특성에 기인한 일시적 하락으로 보는 시선도 있지만, 1년도 채 남지 않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 지사의 정치적 행보를 비롯한 전남도 정책·현안을 보다 면밀한 들여다보고 있는 지역 민심이 반영된 결과란 목소리도 나온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14일 발표한 '2025년 7월 광역자치단체 평가' 결과에 따르면 김 지사의 도정 운영 긍정 평가는 50.7%로, 이철우 경북지사와 함께 전국 광역단체장 가운데 가장 높았다.


문제는 1위라는 달콤한 수치 뒤에 숨겨진 긍정 평가 하락세가 분명하단 점이다.


실제 김 지사의 이번 긍정 평가는 전달 대비(55.2% 기록) 4.5%P 하락했다. 김 지사는 지난 6월 평가(5.2%로 5월 59.5% 대비 4.3%포인트 하락)부터 이번까지 두 달 연속 4%P 이상 직무수행 긍정 평가가 떨어지는 하향곡선을 그렸다.

올해 들어 무려 8개월 연속 여론조사 1위를 차지하는 동안 경험하지 못한 상황이다. 독보적 1위를 달리다가 이번에 이철우 경북지사와 함께 공동 1위를 기록한 것도 이러한 상황들과 무관치 않다.


이를 두고 지역 정계 및 전남도 내부에선 다양한 추측과 분석이 혼재해 터져 나오고 있다.


내년 선거국면에 따른 변화를 주목하는 시선이 가장 일반적이다.


김 지사는 지난 6월 26일 자신의 도지사 3선 도전을 공식화했다. 내년 6·3 지방선거가 1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현역 도지사로서는 당시 전국에서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지며, 선거에 대한 의지를 확인시켰다.


하지만 이러한 김 지사의 행보는 여타 다른 후보들의 세 결집을 자극하는 시작점인 동시에 김 지사를 견제하는 정치적 도화선이 됐다.


김 지사 3선 공식화 선언 이후 일거수일투족은 소위 물어뜯기 위한 소재가 되고 있다. 불과 하루 전(6월 25일) 진행된 이재명 대통령과의 광주 타운홀 미팅에서 불거진 '현안 및 도정 이해도 부족' 논란은 두달여 가까이 지난 현재까지도 김 지사 발목을 잡고 있다.


이는 주철현, 신정훈, 이개호, 서삼석 의원 등 차기 도지사를 노리는 경쟁 후보들에겐 가만히 앉아서 떨어진 감 주워 먹는 '일석이조' 효과를 주고 있다.


현재 전남도는 광주 민간공항, 군 공항 이전 문제를 비롯해, 무안 공항 재개항 여부, 통합의대 설립, '석유화학·철강 산업 대전환' , 'AI 데이터센터 및 RE100 국가산단 구축', '신재생에너지 신 산업 육성' 등 지역 경쟁력을 끌어올릴 미래 먹거리 산업 및 정책을 다각도로 추진 중이다.


김 지사의 경우, 사실상 거의 매주 기재부 등 중앙정부 부처 관계자들과 만남을 갖고, 국비 예산 확보 등 지역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동분서주 중이다.


페이스북 등 SNS 등을 통해 도민들에게 도정 관련 추진 상황 및 현안 해결을 위한 방안 등을 공유하며 존재감을 각인시키는 데 열중하고 있다.


이러한 김 지사의 노력이 정작 지역 민심에는 크게 반영되지 않고 있다. 어느 것 하나 도민들이 피부를 느낄 만큼 진전있는 내용이 나오지 않으면서, 실망감은 배가 되는 실정이다.


여기엔 현안을 처리해야 할 실무부서들에서의 노력이 전혀 보이지 않는 점도 크게 한몫하고 있다.


지난 6월 25일 타운홀 미팅 당시 이재명 대통령 지시로 광주군 공항 무안 이전을 위한 6자 TF(광주시, 전남도, 무안군, 기획재정부·국토교통부·국방부)가 구성됐지만, 이후 전남도의 역할을 보이지 않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올해 치러진 45주년 5·18민주화운동 전야제 행사에서 김 지사가 '5·18의 숭고한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자'라는 문구를 적은 화환용 리본을 목에 메고 나타났던 촌극도 도청 실무진과 김 지사 간 엇박자가 낳은 부작용이란 지적이 많다.


올해 2월께 급작스레 대선 출마의 변을 밝혔다가 4월께 철회하는가 하면, 비상계엄 시국엔 SNS 등을 통해 전에 없던 강한 언변으로 소위 스트롱맨 이미지를 심어주려는 등 다양한 이미지 변신을 시도한 점 역시 오히려 안정감이 매력이었던 김 지사에게 반감만 심어주는 꼴이 됐다.


최근 이재명 측근으로 분류되는 강위원 경제부지사의 영입 역시, 정치적 측면에선 김 지사에겐 득보단 실이 더 많을 수 있단 말이 나온다. 3선을 바라보는 김 지사인 만큼, 현재까지의 행보의 대대적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지역 정계 관계자는 "김영록 지사의 가장 큰 강점은 부드러움과 안정감이다"며 "그런데, 행정의 달인이라던 김 지사의 장점도, 정치인으로서의 장점도 현재는 보이지 않는다. 김 지사를 보필하고 있는 인물들의 인적 쇄신과 함께, 정치적 전략의 손질이 절실한 상황이다"고 밝혔다.





호남취재본부 심진석 기자 mour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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