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돼지 속살이 형광 블루라니…화들짝 놀란 이유는 '이것' 때문

당국 독성 확산 우려 속 긴급 경보
선명한 형광 파란색에 주민 신고 이어져
유해성으로 2024년부터 디파시논 사용 금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멧돼지의 살과 지방이 '형광 파란색'으로 변색 된 사례가 포착되며 당국이 오염 확산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과 내셔널지오그래픽 등 외신은 최근 캘리포니아 몬터레이 카운티 일대에서 주민과 사냥꾼이 속살의 색이 파란색으로 변한 멧돼지를 발견해 당국에 신고했다고 보도했다.

캘리포니아에서 발견된 형광 파란색 속살을 보인 멧돼지 사체의 모습. X(엑스)

캘리포니아에서 발견된 형광 파란색 속살을 보인 멧돼지 사체의 모습. X(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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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의 조사 결과 이 같은 현상은 살서제 '디파시논(diphacinone)' 때문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디파시논은 체내에서 심각한 내출혈을 유발해 죽음에 이르게 하는 독성 물질이다. 쥐나 다람쥐 등 설치류 개체 수를 조절하기 위해 농가와 기업에서 흔히 사용하는 화학 물질인 다피시논은 대개 형광 색소가 포함돼 있다. 멧돼지가 미끼를 먹거나 중독된 설치류를 섭취하면서 체내에 축적된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2023년 연구에 따르면 치명적 용량에 도달하려면 여러 차례 섭취가 필요하지만, 오염된 고기를 먹은 사람이나 동물은 무기력 등 중독 증상을 보일 수 있다. 이 같은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5년에도 같은 지역에서 잡힌 멧돼지의 체지방이 형광 파란색으로 변한 사례가 보고됐다. 2018년 조사에서는 야생 멧돼지의 약 8.3%에서 살서제 잔여물이 검출됐다.

살서제 디파시논(diphacinone). 캘리포니아 어류·야생동물부(CDFW)

살서제 디파시논(diphacinone). 캘리포니아 어류·야생동물부(CDF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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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캘리포니아는 야생동물 보호를 위해 2024년부터 디파시논 사용을 금지했으나, 최근 몇 달 동안 유사한 신고가 이어지면서 현지 보건 당국이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현재 몬터레이 카운티 전역에 관련 경보가 발령된 상태다. 현지 야생동물 통제 업체 대표 댄 버튼은 "그냥 약간 파란 색이 아니라 선명한 형광 블루였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 어류·야생동물부(CDFW)은 사냥꾼과 주민에게 "형광 파란색 고기를 발견하면 절대 섭취하지 말고 즉시 신고해야 한다"며 "독극물은 조리 후에도 남아 있기 때문에 사람과 동물 모두 중독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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