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김도경씨(29)는 시간이 날 때마다 쿠팡 물류센터에서 아르바이트하며 생활비를 마련한다. 그는 "돈이 필요할 때 별다른 면접 없이 신청만 하면 바로 일을 할 수 있다"며 "시간도 스스로 정할 수 있어 수험생활과 병행하기 좋다"고 말했다
최근 기업과 근로자의 필요에 의해 단기로 일할 만큼만 일하고, 보수를 받는 '긱 이코노미(Gig Economy·초단기 계약노동 경제)'가 확산하고 있다. 플랫폼을 통해 원하는 시간에 일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23일 통계청에 따르면 주 36시간 미만 단시간 근로자는 2020년 595만6000명에서 지난해 881만명으로 48% 늘었다. 이 가운데 주 17시간 미만 초단기 근로자는 같은 기간 190만명에서 250만명으로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30대 이하 젊은 층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채용시장 한파로 취업 준비 기간이 길어지면서 생활비를 단기 일자리로 충당하는 사례가 많아진 것이다. 15~29세 단시간 근로자는 지난해 135만6000명으로 전년 대비 24% 늘었고, 30대는 77만6000명에서 124만9000명으로 61% 급증했다.
서울 도봉구에서 초·중학생 영어 과외를 하는 조모씨(28)는 학원을 차리기 위해 매주 16시간 음식점 아르바이트도 병행한다. 그는 "방학 때는 오전에만 수업하고 알바 시간을 늘리기도 하고, 학기가 시작되면 줄이기도 한다"며 "자유롭게 시간을 조정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서용구 숙명여자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너무 취업이 안 되는 것도 긱 워커(Gig worker)가 많아진 이유지만, 굳이 정규직이 아니어도 단기 일자리로 먹고살 수 있다는 대안이 생긴 것"이며 "예를 들어 배달의 경우 직장 상사한테 스트레스받지 않고, 자유롭게 원하는 만큼 일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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