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이후는 안경"…글로벌 IT공룡, '스마트글라스'로 격돌 서막

메타는 디스플레이, 구글·삼성은 XR, 알리바바는 가격…차별화 전략 가속
중국 빅테크 속속 가세…AI·결제·콘텐츠 연계로 시장 선점 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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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IT 기업들이 스마트폰을 잇는 차세대 기기로 스마트글라스를 점찍고 있다. 메타플랫폼(메타), 삼성·구글 연합, 알리바바를 비롯한 중국 빅테크까지 가세하며 스마트 안경이 본격적인 대중화 단계로 진입할 가능성이 커지는 모습이다.


19일 IT업계에 따르면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는 다음 달 열리는 연례 제품 발표 행사 '메타 커넥트(Meta Connect)'에서 차세대 스마트 안경 '하이퍼노바(Hypernova)'를 공개한다. 기존 레이밴과 협업한 카메라 중심 제품과 달리, 하이퍼노바는 디스플레이를 내장한 스마트글라스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이용자는 오른쪽 렌즈 디스플레이를 통해 알림, 지도 등 다양한 정보를 작은 화면으로 실시간 확인할 수 있으며, 음성 비서 호출과 손목 밴드를 통한 조작도 가능하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출고가는 800달러(약 111만원)부터 시작한다. 애초 1000달러(약 139만원) 이상으로 예상됐던 시장 전망을 크게 밑돌아 진입 장벽을 낮추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메타가 당장의 수익성보다 시장 확대에 무게를 실은 셈이다.

메타가 안경 업체 레이밴과 협력해 출시한 스마트글라스 제품. 사진제공=메타

메타가 안경 업체 레이밴과 협력해 출시한 스마트글라스 제품. 사진제공=메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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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역시 구글과 손잡고 '무한(Moohan)' 프로젝트를 통해 확장현실(XR) 기반 스마트글라스를 개발 중이다. 올해 5월 구글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시제품을 공개했으며, 글로벌 패션 브랜드 젠틀몬스터 등 안경업체들도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공개됐던 시제품은 아직 사업화 단계에 오르기 전의 완전 초기 프로토타입"이라며 "출시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고 이제 막 시작한 단계"라고 설명했다.

중국도 발 빠르게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알리바바는 올해 안에 '쿼크 비전(QUARK VISION)'을 출시할 계획이다. 출고가는 1999위안(약 38만원)으로, 가격 경쟁력을 앞세우면서도 기능은 충실하다. 내비게이션, 모바일 결제 등 일상 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실용 기능을 중심으로 탑재됐다. 중국 내에서는 이미 샤오미, 바이두, 바이트댄스 등도 잇따라 스마트글라스 개발에 뛰어들며 시장이 급속히 달아오르고 있다. 알리바바가 가격·서비스·AI 연계성으로 차별화를 꾀하는 만큼, 중국 내수 시장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도 파급력을 미칠 전망이다.


스마트글라스 경쟁은 단순히 웨어러블 기기 시장을 넘어 스마트폰 이후의 컴퓨팅 패권을 결정할 승부처로 평가된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지난해 '오라이언(Orion)'이라는 새로운 몰입형 증강현실(AR) 스마트 안경을 공개하며 "스마트폰 다음의 컴퓨팅 디바이스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구글 역시 지난해 말 안드로이드 기반의 새로운 XR 운영체제 '안드로이드 XR'을 공개하며 플랫폼 확장을 선언했고, 삼성은 하드웨어·디스플레이·모바일 생태계를 결합할 수 있는 강점을 앞세우고 있다. 중국 빅테크들은 저가형 전략으로 시장 저변을 넓히는 동시에 AI·결제·콘텐츠 플랫폼과의 연계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IT업계 관계자는 "스마트글라스는 패션 브랜드와 협업해 디자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가격대별 이원화 전략으로 보급형부터 고성능 모델까지 시장을 나눠 갖는 방식이 될 것"이라며 "AI 서비스와 결합된 증강현실 경험을 얼마나 자연스럽게 구현하느냐가 승부처"라고 내다봤다.




박유진 기자 gen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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