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년간 암 6번 극복한 '불사조 할아버지' 강용희 씨 영면

17일 전북대병원서…향년 83세

38년 동안 6차례나 암을 극복해 '불사조 할아버지'로 불린 강용희씨가 영면했다.


18일 연합뉴스는 전북대병원을 인용해 전날 강 씨가 전북대학교병원 호스피스 병동에서 향년 83세로 세상을 떠났다고 보도했다.

38년 동안 6번이나 암을 극복한 '불사조 할아버지' 강용희씨(왼쪽)가 17일 세상을 떠났다. 오른쪽은 아내 이양순씨. 전북대병원, 연합뉴스

38년 동안 6번이나 암을 극복한 '불사조 할아버지' 강용희씨(왼쪽)가 17일 세상을 떠났다. 오른쪽은 아내 이양순씨. 전북대병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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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은 1988년부터 최근까지 38년간 21개 진료과에서 치료받으며 6차례나 암을 극복했다. 이 기간에 10여 차례 수술했으며, 응급실 진료도 45회나 받았다.

별명은 '불사조'…희망의 상징

오랫동안 병마와 싸우며 여러 차례 생사의 고비를 넘긴 고인에게 가족과 지인은 '불사조'라는 별명을 붙였다. 그의 사연은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 방송을 비롯해 여러 매체를 통해 알려지면서 고인은 말기 암 등 불치병 환자들에게 희망의 상징으로 주목받았다. 생전 고인은 질병을 극복한 비결로 긍정적인 마음가짐과 정기 검진, 가족의 헌신적 사랑을 꼽았다.

고인은 6번째 암을 극복한 뒤 최근 7번째 암(다발성골수종) 치료를 받다가 호스피스 병동으로 옮겨져 존엄한 돌봄을 받았다. 그는 호스피스 병동에서 가족과 시간을 나누며 스스로 마무리를 준비하고 웃는 모습의 영정을 고르는 등 마지막까지 긍정적 태도로 생을 마무리했다.

"인생은 길지 않더라. 마지막까지 행복했다"

고인은 "인생이 생각한 것만큼 길지는 않더라. 하지만 마지막까지 행복했다"는 말을 남겼다. 또 전북대병원 의료진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했다. 유족들은 "호스피스 병동에서의 돌봄은 가족에게 선물 같은 시간이었다"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준 의료진에게 깊이 감사드린다"고 했다.


양종철 전북대병원 병원장은 "고인께서는 38년 동안 우리 병원과 함께하며 희망과 용기를 보여주셨고, 의료진을 끝까지 신뢰해 주셨다"며 "그 삶이 남긴 울림을 기억하며 앞으로도 환자 중심의 따뜻한 돌봄을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빈소는 전북대병원 장례식장 특1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0일이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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