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한 병원에서 심장 수술을 받던 한 여성이 심장 수술을 받다 사망한 가운데, 사망 원인이 갑작스러운 정전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인디펜던트, BBC 등 외신은 진 다이(77)라는 여성이 지난 2020년 9월 스컨소프 종합병원에서 심장 질환 치료를 위한 수술을 받던 중 사망한 가운데 그 원인이 갑자기 발생한 정전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당시 수술 상황에 대한 검시관 보고서를 보면, 수술 도중 예기치 못한 10분간의 전력 공급 중단으로 의료진이 필수 장비를 사용할 수 없었고다. 이에 따라 의료진이 수술을 이어갈 수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레이터 링컨셔 지역의 수석 검시관인 폴 스미스는 "모든 가능성을 종합해볼 때 정전이 없었다면 환자는 생존했을 것"이라고 조사 결과에 관해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정전의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며 "회로 내부의 결함이 의심되었으나 필요한 기준에 부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병원이) 전기 시스템 전반에 대해 조치하지 않는다면 향후 앞서와 같은 사망 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또 스미스 검시관은 "병원 직원들이 당시 정전의 정확한 원인을 알고 있었고, 엔지니어가 도착할 때까지 기다릴 필요 없이 회로를 재설정할 수 있었더라면, 정전으로 인한 중단 시간이 훨씬 짧아졌을 것"이라며 "이처럼 수초, 수분 단위의 미세한 시간 차이가 환자의 생사에 결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일부 병원에서도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정전 발생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이에 현행 의료법에서는 중환자실에 반드시 무정전 시스템을 갖추도록 규정하고 있다. 현재는 중환자실 뿐 아니라 각종 의료 장비가 있는 수술실·응급실·중환자실·분만실·신생아실 등은 만일의 정전사태가 발생하더라도 전력 수급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자체적으로 일정 시간 동안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자가 발전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아울러 일정 규모를 갖춘 병원의 경우 전압의 갑작스러운 변화나 정전·주파수 변동에 대비해 일정한 전압을 유지하는 무정전 전원장치(UPS) 또한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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