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팔매 학대 당했던 삼성천 오리 사체로 발견…경찰 조사

숨진 오리 뒷목에 둔기로 맞은 상처
지난해 10대 남학생들에 돌팔매질 당하기도
"경찰 수사 결과 기다릴 것"

경기도 안양시 삼성천의 오리 '이순이'가 사체로 발견됐다. 숨진 오리의 목 뒤에서 둔기로 맞은 듯한 상처가 확인됐는데, 누군가의 학대로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경기도 안양시 삼성천의 오리 가족 중 이순이가 누군가의 학대로 사망한 사실이 알려졌다. 유튜브 오리 엄마 캡처

경기도 안양시 삼성천의 오리 가족 중 이순이가 누군가의 학대로 사망한 사실이 알려졌다. 유튜브 오리 엄마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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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천 오리 가족을 돌보는 유튜버 '오리 엄마' A씨는 "지난 16일 새벽 5시쯤 다리 밑에 엎드려 있는 이순이를 발견했다"며 "불러도 대답이 없어 가까이 가보니 목 뒷부분에 둔기로 맞은 듯한 상처와 함께 싸늘하게 죽어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기가 막혔고 하염없이 눈물이 났다"며 "일단 경찰에 신고했고 조사가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냇가에서 떠드는 소리를 듣고 몰려 있는 것을 봤다는 제보가 있다"며 "의심은 되지만 수사 결과를 기다리겠다"고 했다.


경기도 안양시 삼성천의 오리 가족 중 이순이가 누군가의 학대로 사망한 사실이 알려졌다. 유튜브 오리 엄마 캡처

경기도 안양시 삼성천의 오리 가족 중 이순이가 누군가의 학대로 사망한 사실이 알려졌다. 유튜브 오리 엄마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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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혼자 남은 삼순이가 어떻게 살지 걱정이다. 밥도 먹질 않고 이순이가 있던 자리에서만 머물고 있다"며 "이전에 이순이가 다쳤을 땐 꽥꽥거리며 이순이를 찾아다녔는데, 이번에는 이순이가 없는 걸 아는지 울지도 않는다"고 했다.


앞서 일순이, 이순이, 삼순이 등으로 구성된 삼성천 오리 가족은 지난해 4월 초에도 10대 남학생들이 던진 돌에 맞아 다친 바 있다.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가해학생 6명은 장난으로 오리에게 돌팔매질했다며 죄를 인정하고 반성의 뜻을 밝혔다. 이들은 검찰에 불구속 송치됐다

이 사건으로 이순이는 실명 위기에 처했다가 치료를 받고 방사됐지만, 일순이는 심각한 다리 염증으로 결국 숨졌다. 이후 이곳에는 "하천 내 오리를 대상으로 상해를 입히는 행위는 범죄 행위"라고 적힌 현수막도 붙었다.


오리 가족의 비보가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예전에 오리 학대사건이 있었을 때, 현수막 다는 것에 그치지 않고 폐쇄회로(CC)TV 달았으면 어땠을까 싶다"며 "아주머니께서 CCTV 건의하셨을 때 관공서에서 예산이 모자라서 못한다고 했던 이야기 생각난다"고 했다. 다른 누리꾼도 "이순이가 얼마나 무서웠을지 너무 안타깝다"고 전했다.


현행 동물보호법은 누구든지 동물에게 도구 등 물리적 방법을 사용해 상해를 입히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또 허가·면허 등 정당한 사유 없이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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