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적다" 10명 중 9명 '급여불만'…MZ 공무원 "그만둘래요"

민간보다 낮은 보수…10명 중 9명 급여 불만
공직 인기는 옛말…젊은 층 이탈 가속화

낮은 임금과 악성 민원에 지친 공무원들이 공직사회를 떠나려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들의 이탈이 뚜렷하게 나타나면서 한때 안정적인 직업으로 꼽히던 공무원 인기가 점차 시들고 있다.

지난 12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공무원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연좌집회를 개최한 전국시군구공무원노동조합연맹의 모습. 시군구연맹

지난 12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공무원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연좌집회를 개최한 전국시군구공무원노동조합연맹의 모습. 시군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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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시군구공무원노동조합연맹(시군구연맹)이 18일 발표한 '공무원 고용·생활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국 시군구 공무원 1924명 가운데 64.7%가 '낮은 임금'을 이유로 이직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8일 발표한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55.2%가 '악성 민원과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를 이직 사유로 꼽았다.

"민간보다 적은 월급, 더 많은 업무"…젊은 층 이탈 가속화
지난 12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공무원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연좌집회를 개최한 전국시군구공무원노동조합연맹의 모습. 시군구연맹

지난 12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공무원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연좌집회를 개최한 전국시군구공무원노동조합연맹의 모습. 시군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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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공무원 임금은 100인 이상 민간 기업 평균의 약 84% 수준에 그친다. 실제로 조사에 응한 공무원 93.7%가 "급여가 낮다"고 답했으며 그중에서도 9급·8급 등 저연차 공무원의 불만이 특히 높았다. 9급 공무원의 경우 97.6%, 8급 97.9%. 7급 95.0%, 6급 이상 84.9% 가 급여가 충분치 않다고 평가했다.


또한 초과근무 빈도는 48.8%로 높은 수준인 반면 초과근무에 대한 보상 만족도는 14.6%로 매우 낮았다. 업무 성과에 따른 물질적 보상 역시 전체 응답자 중 단 6.8%만 성과에 비례한 물질적 보상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93.2%는 합당한 보상을 받지 못한다고 응답한 것이다.

"민원인 갑질까지"…공직 매력은 옛말

낮은 보수에 더해 악성 민원과 갑질에 시달리는 현실도 젊은 공무원들을 떠나게 하는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앞서 8일 발표된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 중 43.0%가 악성 민원으로 인해 이직을 고려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직급별로는 8급이 47.3%로 가장 높았고 이어 9급(44.1%), 7급(41.3%), 6급 이상(39.5%) 순이었다.

이같은 이유로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도 공무원은 더 이상 인기 직종으로 통하지 않는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6월 실시된 지방공무원 9급 시험 경쟁률은 평균 8.8대1로 최근 5년 내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낮은 보수와 민원 스트레스 탓에 "차라리 민간기압이 낫다"는 인식이 퍼진 결과로 풀이된다.

임금·근무환경 개선 요구…시위 잇따라
지난 6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공무원 생존권 쟁취' 집회를 진행한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의 모습. 공노총

지난 6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공무원 생존권 쟁취' 집회를 진행한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의 모습. 공노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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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도 공무원 이탈을 막기 위해 처우 개선 의지를 밝혔다. 앞서 지난 6월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보수가 적어 젊은 공무원들이 퇴직하는 것 아니냐"며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인사혁신처 역시 2027년까지 9급 공무원 초임 보수를 월 300만원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내년도 공무원 임금 인상률은 2.7%~2.9%에 그쳐 목표 달성은 사실상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시군구연맹 김민성 사무총장은 "정부가 내세운 '월 300만원' 공언은 공허한 약속이 될 수밖에 없다"며 "대통령 임기 내 민간 수준과 동등한 임금을 보장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시군구연맹은 지난 12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임금 인상 연좌집회를 열고 처우 개선을 촉구했다. 지난 6일에는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연맹 주최로 용산 대통령실 일대에서 '공무원·교원 생존권 쟁취' 노동자대회가 열렸다. 공무원 단체들은 잇따른 집회로 근로환경과 조직문화 전반의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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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서 인턴기자 rloseo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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