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스트' 英 배우 "여자 제임스 본드? 반드시 남자가 맡아야"

007 시리즈 차기작 제작 돌입
헬렌 미렌 "본드는 본드여야"

영국 배우 헬렌 미렌이 제임스 본드 역할은 반드시 남성이 맡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렌은 자신을 "페미니스트"라고 강조하면서도 "제임스 본드는 제임스 본드여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 배우 헬렌 미렌. 헬렌 미렌 공식 홈페이지.

영국 배우 헬렌 미렌. 헬렌 미렌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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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미렌은 최근 사가 매거진(Saga Magazine)과의 인터뷰에서 "여성은 제임스 본드를 연기할 수 없다. 그렇게 되면 전혀 다른 것이 돼버린다"며 "제임스 본드는 반드시 제임스 본드여야 한다"고 말했다.

제임스 본드는 영국 영화 '007' 시리즈에 등장하는 가상의 정보국 소속 비밀 요원이다. 이 시리즈는 오랜 기간 영국 영화의 자존심으로 꼽혀왔다.


앞서 007 시리즈 제작사인 아마존 MGM 스튜디오는 차기 시리즈를 제작한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인기 시리즈 '피키 블라인더스'의 제작자 스티븐 나이트가 각본을 맡았으며 26번째 007 영화가 될 예정이다. 제작사는 이번 시리즈에 대해 '신선한 해석'을 계획하고 있다면서도 "상징적인 캐릭터의 유산"은 존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올해 80세인 미렌은 넷플릭스 신작 영화 '목요일 살인 클럽'(The Thursday Murder Club)에서 전 제임스 본드 배우인 피어스 브로스넌과 함께 주연을 맡았다.

올해 72세인 브로스넌 역시 본드 역할은 계속 남성이 맡아야 한다는 의견을 내며 "새로운 활력과 생명을 불어넣는 본드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브로스넌은 1995년 '골든아이'를 시작으로 2002년 '다이 어나더 데이'까지 총 네 편의 시리즈에서 007로 활약했다.


미렌은 과거 인터뷰에서도 제임스 본드의 캐릭터는 "심각한 성차별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여성들이 언제나 비밀정보국에서 "매우 중요한 존재"였다고 언급한 바 있다.


여성이 본드 역할을 맡는 데 대해 반대 목소리를 낸 것은 이들만이 아니다. 2002년 '다이 어나더 데이'에 출연했던 미국 배우 할리 베리 역시 지난 5월 칸영화제에서 "2025년에 와서 '여성 본드가 나와야 한다'고 말하는 건 멋있을지 모르지만, 그것이 맞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007 시리즈의 판권은 60년 넘게 브로콜리 가문이 소유했지만, 프로듀서 바버라 브로콜리와 마이클 G. 윌슨은 올해 초 약 10억달러(약 1조 3844억원)에 아마존에 제작 권한을 매각했다.


차기 주인공에 대한 추측이 이어지는 가운데 영국 배우 애런 테일러존슨과 제임스 노튼 등이 물망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차기작 개봉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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