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다" 메모 남긴 이태원 참사 소방대원…1주일째 실종

참사 현장 지원 당시 극심한 충격…우울증 진단
가족들 "빨리 돌아오길 간절히 기도할 뿐"

2022년 이태원 참사 현장에 투입됐던 인천의 한 소방대원이 실종된 지 1주일이 넘었지만 행방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 소방관은 우울증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는 17일 인천소방본부가 모 소방서 소속 A씨(34)의 실종 소식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A씨는 지난 10일 새벽 가족과 지인들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의 메모를 남기고 연락이 두절됐다.

A씨는 이태원 참사 당시 현장 지원에 투입된 뒤 극심한 충격을 겪었고, 우울증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사망하신 분들을 검은색 구역에 놓는데 감당이 안 될 정도였다"며 "부모님은 제가 현장을 갔던 것만으로도 힘들어하시는데 희생자 부모님은 얼마나 더 아플까. '이게 진짜가 아니었으면' 하고 생각했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실종된 소방관 A씨. A씨 가족 제공

실종된 소방관 A씨. A씨 가족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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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확인된 A씨의 마지막 행방은 10일 오전 2시30분께 제2경인고속도로 남인천요금소를 통과해 갓길에 차량을 정차한 것이다. 휴대전화는 인천 남동구 서창동 한 아파트 인근에서 최종 신호가 잡힌 뒤 꺼졌다. 실종 당시 그는 검은색 상·하의와 모자 차림에 흰색 슬리퍼를 신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경찰과 소방 당국은 해당 지역을 중심으로 수색을 이어가고 있으나 뚜렷한 성과는 없는 상황이다. 가족들은 전단을 제작해 온·오프라인에 배포하며 시민들의 제보를 호소하고 있다.


A씨의 가족들은 그가 실종 직전까지도 운동하고 식사를 하는 등 평소와 다름없는 일상을 보냈다고 밝혔다. A씨의 동생은 "며칠 전만 해도 함께 치킨을 먹고 운동도 했는데 갑자기 사라졌다"며 "빨리 돌아오길 간절히 기도할 뿐"이라고 말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현재까지 확보된 차량 이동 경로와 휴대전화 신호 기록을 토대로 A씨의 행방을 찾고 있으며 시민들의 제보를 당부하고 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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