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홋카이도에서 20대 등산객이 곰의 습격을 받아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17일 일본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홋카이도 시레토코의 라우스산에선 친구와 함께 하산하다 곰의 습격을 받아 실종된 소다 케이스케(26)의 시신이 발견됐다. 그는 14일 오전 친구와 함께 등산하던 중 곰의 습격을 받았다. 당시 소다씨는 친구보다 약 200m 앞서 등산로를 걷고 있었는데, 갑자기 큰 소리를 지르며 쓰러졌다. 뒤따르던 친구가 달려갔지만, 곰이 그의 허벅지를 물어 숲으로 끌고 갔다.
친구는 오전 11시10분쯤 경찰에 신고했고, 이튿날 새벽 구조대는 해발 550m 부근 등산로 옆 덤불에서 셔츠, 손목시계, 지갑 등 피 묻은 소지품을 발견했다. 이어 같은 날 오후 3시20분쯤 인근에서 소다씨의 시신을 확인했다. 그의 시신은 상처투성이였으며, 하반신이 상당히 훼손된 것으로 전해졌다. 소다 씨의 사인은 전신 다발 외상에 따른 과다출혈이다.
수색 현장에는 곰의 활동 흔적이 많아 구조대의 안전까지 우려되는 상황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당국은 수색 중 성체 1마리와 새끼 2마리 등 곰 3마리를 사살했다. 이들 곰에 대해서는 소다 씨를 습격한 곰인지를 확인하기 위한 유전자 검사가 진행 중이다.
사고 지역에서는 최근 들어 곰이 자주 목격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일에는 68세 등산객이 성체 곰 1마리와 새끼 2마리를 마주쳐 도망쳤다. 이후 지난 13일 환경성과 시레토코재단 및 지역 관계자들이 현장 조사를 실시했지만, 곰을 찾지 못했다. 당시 전문가들은 "등산객은 반드시 곰 퇴치용 스프레이를 휴대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시레토코 산악 지역에서 곰의 치명적인 공격이 발생한 것은 63년 만의 일이다. 당국은 2차 피해 방지 차원에서 즉시 등산로를 폐쇄하고 주민 및 관광객에게 주의 경보를 발령하는 한편 주변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한편 홋카이도에서는 지난달에도 곰 습격으로 주민 1명이 사망했다. 지난달 12일 홋카이도 남부 후쿠시마초의 피해자는 남성 신문 배달원(52)이었다. 당시 목격자는 "현관문을 열었을 때, 내 앞에서 곰이 사람을 덮치는 것을 봤다"고 진술했다. 홋카이도 시가지에서 곰 공격으로 사망자가 나온 것은 2006년 이후 처음이다. 이 곰은 몸길이 208㎝, 체중 218㎏이며 8~9살로 추정되는 수컷이었으며, 지난달 18일 사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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