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 취소'라더니 환불은커녕 위약금 폭탄…소비자 불만 3년 새 '6배 급증'

중개만 하고 책임은 회피
소비자원 “제도적 정비 시급”

온라인 여행 플랫폼(OTA)을 통해 항공편과 숙소를 예약했다가 여행 일정에 차질을 빚거나 환불을 받지 못한 사례가 최근 수년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소비자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OTA 관련 소비자 피해구제 신청은 1,422건에 달했다. 이는 2021년 접수된 241건과 비교해 3년 만에 약 6배 늘어난 수치다.

여름 휴가철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구역을 찾은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여름 휴가철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구역을 찾은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원본보기 아이콘

해당 통계는 ▲부킹닷컴 ▲아고다 ▲에어비앤비 ▲호텔스닷컴 ▲익스피디아 ▲트립닷컴 ▲씨트립 등 주요 OTA 7곳에 대한 신고 건을 집계한 결과다. 올해 들어서도 7월 말까지 1350건이 접수돼 하반기 여행 수요까지 감안하면 전체 건수는 지난해의 두 배에 이를 가능성도 있다.


OTA 피해가 늘어난 배경에는 코로나19 이후 억눌렸던 여행 수요가 급속히 회복된 점과, 항공·숙박 예약이 모바일이나 웹을 통해 손쉽게 이뤄지는 환경이 조성된 점이 있다. 그러나 정보 오류, 과도한 취소 수수료, 환불 지연 등으로 소비자들의 불만도 함께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2021~2022년에는 코로나로 인한 여행 취소와 위약금 환불 요청이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최근에는 ▲예약 직후에도 환불이 어려운 정책 ▲실제 숙소·항공 정보와 상이한 안내 ▲최저가 보장 약속 미이행 등 문제 사례가 다수 접수되고 있다.

특히 OTA들이 항공사나 숙박 업체와의 중개 역할에 머물며 책임을 회피하는 가운데, 광고 문구로는 '최저가', '간편 취소' 등을 강조하고 있어 소비자들이 오히려 더 큰 혼란을 겪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4년 7개월간 OTA별 피해 접수 건수는 ▲아고다 2190건 ▲트립닷컴 1266건 ▲에어비앤비 332건 ▲부킹닷컴 258건 ▲호텔스닷컴 154건 등 순이었으며, ▲익스피디아 93건 ▲씨트립 26건도 포함됐다.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총 4319건 중 환불이나 보상을 받은 사례는 약 60% 수준에 그쳤다. 구체적으로는 환급 처리된 사례가 2,326건(53.8%), 금전 배상까지 이뤄진 경우는 255건(5.9%)이었다.


항공사 관련 피해도 크게 늘고 있다. 국내 5개 주요 항공사에 대한 피해 접수는 2021년 82건에서 지난해 825건으로 10배 넘게 증가했고, 올해 들어서도 7월까지 502건이 집계돼 그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해외 항공사의 경우 2021년 125건에서 지난해 319건으로 1.5배 증가했다.


이양수 의원은 "OTA를 통한 예약이 급증하면서 관련 분쟁도 빠르게 늘고 있다"며 "소비자가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도록 피해 사례를 체계적으로 공개하고, 과도한 위약금 부과나 환불 거부 관행에 대해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