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전기 의성 입향조인 행정 권식(杏亭 權軾·1423~1485) 선생의 후손들이 대대로 보관해온 귀중한 고문서와 문집 1252점을 고향 의성에 기탁했다. 이번 기탁은 단순한 유물 이전을 넘어, 의성의 역사와 문화를 새롭게 조명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의성군은 지난 12일 안동권씨 행정 권식 선생 문중이 소장한 고서 274점과 고문서 978점을 의성조문국박물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번 유물에는 도산급문제현록 2책, 시전 대전 10책, 학봉 선생 6책, 묘법연화경 6책, 행정실기 1책 자락당유집, 실적변증록 등 희귀 고서와 함께 조선 후기부터 일제강점기에 이르는 교지(임명장), 간찰(편지) 등 다양한 자료가 포함됐다.
이들 자료는 당시의 정치·사회·문화상을 생생히 전하는 1차 사료로, 학계에서는 서지학적 가치와 역사적 의의가 높게 평가되고 있다.
특히 교지는 조선 시대 관리 임명 과정을 보여주는 대표적 문서로, 당시의 관직 체계와 인사 제도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다.
간찰 역시 선조들의 일상과 인간관계를 엿볼 수 있는 귀중한 기록으로, 의성 지역사 연구뿐 아니라 한국사 전반의 미시사 연구에도 폭넓게 활용될 수 있다.
문중 관계자는 "조상 대대로 내려온 자료를 고향 박물관에 맡기게 돼 뜻깊다"며 "이번 기탁을 계기로 지역사회와 학계가 더욱 활발히 교류하고, 후손들이 역사의 소중함을 배우는 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추가로 250여 점의 고문서를 더해 총 1500여 점을 기탁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주수 의성군수는 "소중한 유물을 기탁해주신 문중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기탁된 자료가 학술연구, 전시, 교육 프로그램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되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행정 권식 선생은 570여 년 전 안동권씨로는 처음 의성에 입향해 지역의 뿌리를 세운 인물이다. 그는 학문과 덕망으로 지역사회에 큰 영향을 끼쳤으며, 후손들은 이러한 가풍을 이어 오늘날까지 의성의 역사와 문화를 지켜오고 있다. 이번 기탁은 의성조문국박물관이 지역사 자료의 집대성 공간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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