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에 '월세 시대' 가속…대출 증가폭 둔화에도 연체율 경고등"

월세 비중 63.3% 역대 최대
주담대 연체율 10년만에 최고
분양시장 수도권 쏠림 심화

대출 규제 강화로 주택 매매를 미루는 수요가 전세로 몰리면서 임대차 시장이 빠르게 월세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전세대출 보증 한도 축소까지 겹치며 반전세·월세 전환이 가속화됐다. 한편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은 줄었지만 연체율이 2015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해 금융 건전성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서울 마포구 한 아파트. 강진형 기자

서울 마포구 한 아파트. 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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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KB금융 지주 경영연구소의 'KB주택시장리뷰 8월호'에 따르면 7월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전월보다 0.16% 상승했다. 서울은 0.80% 올라 전월(0.93%)보다 상승 폭이 둔화했다.

지난 6월 27일 대출 규제가 발표되면서 6억원 대출 한도 제한과 대출 이후 전입 의무화 조치가 시행되자, 고가 아파트가 몰린 강남3구 집값 상승세가 급격히 꺾였다. 강남구는 1.51%로 전월(3.64%)의 절반 이하로 떨어졌고, KB부동산전망지수도 수도권이 5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6월 전국 주택 거래량은 약 7만3000건으로 44개월 만에 최대치를 찍었다. 서울은 전월 대비 45.1%, 경기는 31.2% 늘며 수도권이 증가세를 주도했지만, 규제 시행 이후 거래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보고서는 진단했다. 실제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0일 현재까지 신고된 서울 아파트 7월 거래량은 3649건으로 6월(1만19980건) 대비 69.5% 감소했다.


전세 공급 부족 우려…월세 전환 가속

전세시장은 수요 증가와 입주 물량 감소가 맞물리며 불안정한 흐름이 이어졌다. 수도권 전셋값은 0.15% 올라 24개월 연속 상승했다. 향후 3개월 입주 예정 물량은 2만3000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56% 수준에 그쳐 공급 부족 우려가 크다. 보고서는 "대출 문턱이 높아진 상황에서 매수 대신 전세를 선택하는 수요가 늘자 가격이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전세대출 보증 한도가 수도권 기준 80%로 축소되면서 월세 전환 흐름이 뚜렷해졌다. 6월 전국 전·월세 거래 중 월세 비중은 63.3%로 2021년 6월 통계 작성 이래 최고였고, 아파트 월세 비중도 46.1%로 역대 최고치였다. 수도권(44.8%)과 비수도권(48.2%) 모두 5년 평균치를 크게 웃돌았다. 비아파트 시장은 수도권 72.2%, 비수도권 82.4%로 월세가 이미 절반을 훨씬 넘는 수준에서 굳어졌다.


주간 아파트매매가격 변동률 추이(왼쪽), KB부동산전망지수 추이.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주간 아파트매매가격 변동률 추이(왼쪽), KB부동산전망지수 추이.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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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증가 폭 둔화 속 연체율 급등

7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926조4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3조4000억원 늘었지만, 증가 폭은 6월(5조1000억원)보다 줄었다. 신규 취급액 기준 주담대 금리는 3.93%로 전월보다 0.06%포인트 올랐다.


5월 주담대 연체율은 0.32%로 2015년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가계대출(0.47%), 가계신용대출(0.94%) 연체율도 동반 상승해 금융 부담이 커지고 있다.


분양시장은 하반기 변동성이 커질 전망이다. 7월 전국 아파트 분양물량은 2만8000가구로 올해 들어 가장 많았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모두 공급이 늘었지만 수요는 수도권에 쏠리면서 지방 미분양 우려가 커지고 있다.


6월 전국 미분양 아파트는 6만3000가구로 전월보다 줄었으나, 보고서는 상반기 공급 감소와 수도권 경기 회복으로 경기 지역에서 감소 폭이 컸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하반기 경기 둔화와 공급 확대가 겹치면 미분양은 다시 늘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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