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머 사로잡은 원스토어…거래액 애플 앱스토어 제치고 2위

최근 5년 게임 거래액 점유율 12.6%
이용 상위 50개 게임 거래액 점유율, 구글 대등
낮은 수수료율에 고객 대상 할인혜택 제공

국내 제3자 애플리케이션(앱) 마켓이자 토종 앱 마켓인 원스토어의 게임 거래액이 애플 앱스토어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용 운영체제(OS) 점유율을 기반으로 앱 마켓 시장을 사실상 독과점하고 있는 구글과 애플 사이에서 이뤄낸 성과다. 양대 앱 마켓보다 저렴한 수수료와 이용자 대상 할인을 통해 게임 유저들을 사로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가 앱 마켓 3사(구글 플레이스토어, 애플 앱스토어, 원스토어)의 2020년 하반기부터 2025년 상반기까지 최근 5년간 게임 거래액 점유율을 조사한 결과 원스토어의 점유율은 약 12.6%로 구글 플레이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이는 12.3%를 기록한 애플 앱스토어를 앞선 수치다. 게임 거래액은 해당 앱스토어에서 게임을 구매한 금액과 게임 내에서 아이템 등 재화를 구매한 금액을 통틀어 집계한 것이다.

원스토어 제공.

원스토어 제공.

원본보기 아이콘

원스토어의 직접적인 경쟁자인 구글 플레이스토어와의 경쟁에서도 게임 분야에서만큼은 대등한 모습을 보였다. 현재 원스토어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OS를 사용하는 갤럭시 등 스마트폰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 플레이스토어가 안드로이드 OS의 기본 앱 마켓인 만큼 제3자 앱 마켓인 원스토어가 불리한 구조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원스토어에 동시 입점한 상위 매출 50개 게임 기준 올해 상반기 원스토어의 거래액 점유율은 49.2%를 기록했다. 플레이스토어가 사실상 독점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지만 실제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들은 원스토어 이용률이 더 높다는 해석이다. 이 기간 결제 데이터인 평균 실구매자 구매액(ARPPU)도 원스토어가 플레이스토어의 약 5배에 달했다.


이처럼 원스토어가 게임 분야에서 특히 선전하는 건 수수료의 영향으로 보인다. 현재 구글과 애플은 자사 앱 마켓에서 유료 앱을 구매하거나 앱 내 유료 아이템을 구매할 때 30% 수준의 인앱 결제 수수료율을 적용하고 있다. 반면 원스토어의 수수료율은 20% 수준이다. 여기에 월 기준 거래액이 5000달러 이하인 중소 개발사들에는 수수료를 절반만 받는다. 수수료율이 낮은 만큼, 게임 개발사 입장에서는 아낀 수수료를 게임 아이템 가격 인하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외부 결제 수단을 통한 결제를 허용하는 것도 차이점이다. 원스토어는 다운받은 앱에서 결제 시 외부 결제를 허용하고 있다. 외부 결제에 대한 수수료율은 5% 수준이다. 반면 구글과 애플 양대 앱 마켓은 수수료 규정을 이유로 외부 결제를 차단하고 자체 결제 수단을 활용하는 인앱 결제만을 허용하고 있다. 원스토어에 따르면 현재까지 원스토어 개발사가 절감한 수수료 누적액은 약 3800억원에 달한다.

고객 대상 할인제도도 운영한다. 현재 원스토어에서는 이동통신사 멤버십과 같은 할인을 제공한다. 원스토어가 이동통신 3사와 네이버의 자체 앱 마켓이 통합돼 탄생한 영향이다. 게임이나 게임 내 아이템 구매가 잦은 모바일게임 유저들이 원스토어를 주로 찾는 이유기도 하다. 원스토어 이용 고객이 지금까지 받은 누적 할인금액은 약 6900억원 수준이다.


다만 현재 국내에서는 원스토어를 안드로이드 한정으로만 쓸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애플이 유럽을 제외한 시장에서 제3자 앱 마켓을 허용하지 않고 있어서다. 구글과 애플이 플랫폼 지배력을 행사하면서 신규 게임 유치나 사업에 차질을 빚기도 한다. 원스토어 관계자는 "공정한 경쟁 환경 조성은 여전히 시장의 과제로 남겨져 있다"고 전했다.


실적 측면에서도 새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 원스토어는 지난해 약 214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전년도(약 116억원)보다 적자 폭이 늘었다. 매출 역시 게임 이외의 영역에서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의 막강한 영향력을 뛰어넘지 못하고 있는 영향이다.


그럼에도 원스토어는 글로벌 시장에서 흔치 않은 제3자 앱 마켓이라는 위치에서 경쟁력을 발휘한다는 목표다. 박태영 원스토어 대표는 "원스토어는 글로벌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가 지배하는 앱 마켓 시장에서 유일한 대안으로 의미 있는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개발사와는 상생을 통한 동반 성장, 이용자에게는 더 큰 혜택을 제공하며 전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제3자 앱 마켓으로의 입지를 더욱 굳혀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