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금융감독원장 내정자는 13일 "정부의 국정과제를 반영하면서 (금감원장으로서) 감독 본연의 임무를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내정자는 이날 오후 아시아경제와 통화에서 "정부 기조를 충실하게 따르겠다"며 "국정과제에 (공약이) 이미 반영된 부분도 있으니 이 부분에 중점을 둘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열심히 듣겠다"며 경청의 자세도 강조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이날 임시 금융위 의결을 거쳐 이 내정자를 신임 금감원장으로 임명 제청했다. 금감원장은 금융위원장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이 내정자는 이재명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18기 동기이자, 노동법학회에서 함께 활동한 인연이 있다. 노무현 정부 시절 2005년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 민간위원을 지냈고, 2010년 참여연대 집행위원장을 역임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부회장 등 시민단체 경력이 두드러진다.
이 때문에 금융업계는 '깜짝' 인사라고 평가한다. 금융권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고, 노동·복지·사회 이슈에 목소리를 냈기 때문이다. 이 내정자는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연금개혁과 보건복지, 공공의료 분야에 관심을 보였다. 국정기획위원회에서는 사회1분과장을 맡아 공공의료, 주 4.5일제, 노동 문제 등을 주로 다뤘다.
다만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으로서 자본시장 이슈에 해박하다는 평가도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이 변호사는 직접적으로 금융업계에 업무를 한 적은 없지만,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으로 오래 활동한 만큼 금융정책과 관련 있는 의사결정을 많이 했다"며 "상법 개정, 소액주주 보호, 자산운용산업 분야에서 전문성이 높다"고 말했다.
전례를 고려하면 이 내정자는 내일 대통령 재가 이후 오후부터 금감원으로 출근할 전망이다. 바로 업무보고를 받고, 취임사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지난 6월5일 이복현 전 원장 퇴임 이후 두 달 넘게 수장이 없는 상태다. 이른 시일 내에 업무를 숙지하고 공약을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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