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의 신병을 확보한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공천개입, 건진법사 청탁 등 주요 의혹 외 다른 사건에 대한 추진력을 얻게 됐다. 김 여사 구속 하루 만에 특검팀은 건진법사를 소환하고 감사원, 국민의힘 당사에 대한 압수수색 등에 나서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씨가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5.08.12 사진공동취재단
원본보기 아이콘13일 특검팀은 언론 공지를 통해 "오는 8일 오전 10시에 피의자 건진법사 전성배를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건진법사 게이트'의 핵심인물인 전씨는 2022년 4∼8월께 통일교 측으로부터 '김 여사 선물용' 다이아몬드 목걸이, 샤넬백 등과 교단 현안 청탁을 받은 후 이를 김 여사에게 전달해준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를 받는다.
앞서 검찰 조사에서 전씨는 이들 물건을 받은 것은 맞지만 모두 잃어버렸다고 주장했다. 전씨에게 물건과 청탁을 전달한 사람은 통일교 주요 간부였던 윤모 전 세계본부장으로, 현재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돼 있다. 윤씨의 청탁 내용에는 통일교의 캄보디아 메콩강 개발사업 지원, 통일교의 YTN 인수, 유엔 제5사무국 한국 유치, 대통령 취임식 초청 등이 거론됐다.
김 여사는 지난 6일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전씨로부터 목걸이와 가방 등을 받은 일이 없다고 진술했다. 전씨는 2022년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계 관련자들로부터 기도비 명목의 돈을 받고 공천 관련 청탁을 김 여사 등 정치권 핵심 관계자에게 전달해줬다는 의혹도 받는다.
이날 특검팀은 '건진법사 청탁 의혹'과 관련해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국민의힘 당사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서기도 했다. 의혹에 소속 의원들이 연루된 국민의힘 사무국 자료도 들여다보려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특검팀은 이날 '관저 이전 특혜 부실감사' 의혹과 관련한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감사원과 인테리어 업체 21그램 등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문서 자료와 PC 내 파일 등을 확보하고 있다.
특검팀은 이른바 '대통령실·관저 이전 의혹'에 관한 감사원 감사가 부실하게 이뤄졌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참여연대는 2022년 10월 대통령실 이전으로 재정이 낭비됐고 정부 관계자들이 특정 업체에 특혜를 줬다고 주장하며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했다. 감사원은 작년 9월 관저 공사를 사실상 총괄한 업체인 21그램이 계약도 하기 전 공사에 착수했고, 15개 무자격 업체에 하도급 공사를 맡겨 건설산업기본법을 위반했다는 등의 지적 사항을 발표했다.
그러나 21그램이 공사를 맡게 된 구체적인 경위 등 핵심 의혹은 충분히 들여다보지 않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21그램은 김 여사가 운영한 코바나컨텐츠 주최 전시회를 후원하고 코바나컨텐츠 사무실 설계·시공을 맡은 업체다. 이 회사가 김 여사의 친분을 토대로 관저 증축 공사를 따냈다는 의혹이 일었다.
대통령실 관저 이전 실무를 총괄한 김오진 전 국토교통부 차관은 감사원에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경호처 등을 통해 업체들을 추천받은 후 추렸다"면서도 "21그램을 정확히 누가 추천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특검팀은 감사원이 21그램의 공사 수주 경위를 더 조사할 여지가 있었는데도 '봐주기' 한 게 아닌지 들여다볼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김건희 특검팀이 청구한 김 여사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여사는 서울남부구치소 독방에 수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전직 대통령 부부가 동시에 구속된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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