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작가조합 제명된 박찬욱 감독 "파업 중 집필 안 해"

박찬욱 감독 측이 미국작가조합(WGA) 제명 이유가 규정 위반으로 알려진 것에 대해 "파업 기간 중 집필 작업을 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박찬욱 감독이 6월 2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서울국제도서전'에서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찬욱 감독이 6월 2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서울국제도서전'에서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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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감독의 제작사 모호필름은 12일 "박찬욱 감독과 공동 총괄 프로듀서이자 공동 작가였던 돈 맥켈러는 2023년 5월 2일 WGA 파업이 시작되기 훨씬 전, HBO 미니시리즈 '동조자'의 모든 대본을 집필 완료하고 촬영에 들어갔다"며 이같이 밝혔다. 파업 당시 '동조자'는 후반 편집 단계였으며, 편집은 WGA 규정상 허용된 작업이라는 설명이다.

WGA는 지난해 12월 박 감독과 맥켈러에 대한 규정 위반 조사를 시작했다. 동료 작가들로 구성된 심리위원회는 청문회를 통해 의도적 위반이 아니며 역할 경계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일로 판단해 '비공개 경고'만을 권고했다. 그러나 올해 4월 WGA 이사회는 구체적인 설명 없이 박 감독과 맥켈러에게 제명 처분을 내렸다.


박 감독은 항소를 검토했지만, 당시 한국에서 신작 '어쩔 수가 없다' 후반 작업이 진행 중이었고 청문회와 항소 절차에 장기간 소요되는 점을 고려해 항소를 포기했다.


앞서 WGA는 2023년 5~9월 인공지능(AI) 대본 규제와 스트리밍 시장 확대에 따른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파업 규정 위반 작가 7명을 징계한 바 있다.

이와 함께 모호필름은 일부 외신이 보도한 "WGA 비회원이 되면 주요 스튜디오와 협업할 수 없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조합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작가를 배제하는 것은 조합의 존재 이유와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는 11일(현지시간) WGA에서 제명된 박 감독이 활동에 별 타격을 받지 않을 것이라며, WGA 조합원이 아니어도 집필 활동에는 제약이 없다고 보도했다.


박 감독과 맥켈러는 베트남계 미국인 작가 비엣 타인 응우옌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동조자'를 공동 제작·집필했다. 지난해 방영된 작품에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호아 쉬안데 등이 출연했다. 박 감독의 차기작 '어쩔 수가 없다'는 제82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됐으며, 다음 달 개봉한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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