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시장에서 '1인분' 메뉴가 대세로 부상했다. 그동안 1인분 주문의 걸림돌이었던 최소 주문 금액을 없앤 서비스를 주요 플랫폼에서 잇달아 선보이면서다. 증가하는 1인분 수요를 잡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업계 1, 2위인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등은 서비스 차별화에 팔을 걷어붙였다.
13일 최근 배민이 주 1회 이상 이용 고객 7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배달 앱에서 가게를 선택할 때 38.5%의 사용자가 1인분 메뉴가 있는지 여부를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3.1%는 1인분 메뉴 주문 경험이 있다고 했으며, 이 중 82.7%가 만족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47.3%가 단골 가게에 1인분 주문 메뉴가 새로 생긴다면 자주 이용할 것 같다고 응답했다. 1인분 주문 가능 여부가 배달 가게를 선택하는 데 영향을 주는 주요인이 됐다는 의미다.
활성화되지 못했던 1인분 주문이 뜬 것은 앞서 배민이 4월 말부터 최소 주문 금액을 없앤 '한그릇' 서비스를 도입하면서부터다. 1인분을 시킬 때 굳이 추가 메뉴를 주문하지 않아도 되고 주문 과정을 간소화해 편의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이 서비스는 오픈 이후 6주가 지난 뒤 주문이 오픈 첫 주 대비 12배 가까이 증가할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한그릇 메뉴 운영을 시작한 가게는 일주일 만에 주문 수가 36% 늘었고, 매출은 21% 증가한 것도 확인됐다.
배민의 한그릇 성과가 구체화되면서 업계 2위인 쿠팡이츠도 이달 초부터 1인분을 타깃으로 한 서비스를 정식 오픈했다. 일부 지역에서 시범 서비스로 운영하던 '하나만 담아도 무료 배달'을 정식 서비스로 전환하고 배달비 지원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쿠팡 와우 회원을 대상으로 최소 주문 금액을 없애고 1인분 메뉴를 모아 편리하게 무료배달로 주문할 수 있게 구성했다는 설명이다.
배달 플랫폼에서 이렇게 1인분 경쟁이 본격화된 것은 1인 가구가 늘어난 것과 맞물려 '혼밥' 수요가 입점 업체 입장에서도 지나칠 수 없는 수익원으로 자리잡고 있어서다. 국내 1인 가구는 지난해 기준 804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36.1%를 차지한다. 2032년에는 전체 가구의 40%에 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여기에 나이스지니데이타가 조사한 17만개 외식업체 표본 데이터를 보면 지난해 1월 기준 국내 음식점 중 1인 메뉴를 판매하는 곳은 9.6%였으나 올해 3월에는 10.4%까지 증가했다. 1인 메뉴 판매금액도 2023년 1월 대비 지난해 12월 약 52%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1인 손님을 받는 가게의 가장 큰 고민은 결국 회전율인데 배달 시장에선 회전율에 대한 고민이 줄어든다"며 "앞으로도 배달을 통한 1인 메뉴, 한그릇 메뉴 판매는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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