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주일 새 잇따른 폭발물 테러 협박 사건의 배경에 대해 전문가가 "관심과 존재감을 확인하려는 비뚤어진 욕구"라고 지적했다. 솜방망이 처벌이 이런 범죄를 부추기고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1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폭발물 협박은 사람을 가리지 않고 공포감을 주는 특징이 있어 불특정 다수에게 두려움을 전염시키는 효과가 크다"며 "최근 제주 중학생 사건을 포함해 일주일 새 7건이 몰린 것은 대단히 예외적인 사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범인들의 심리에 대해 "매슬로 욕구 단계 중 3단계 소속의 욕구, 4단계 존경의 욕구가 결합한 것"이라며 "전화 한 통으로 세상이 뒤집어지고 뉴스에 보도되는 걸 보며 존재감을 확인하려는 비뚤어진 욕구가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일종의 비뚤어진 관종병이 나타난 셈이다.
또한 오 교수는 "경찰은 장난 전화일 것 같아도 출동을 안 할 수 없어 관할서 업무가 사실상 마비된다"며 "검거돼도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범죄자들이 범행을 가볍게 여긴다"고 비판했다.
그는 "공중 협박죄 형량을 높였지만 실제 재판에서 처벌 의지가 약하다"며 "형사처벌뿐 아니라 민사 손해배상 청구, 미성년자 범행 시 부모 연대책임 강화 등 실질적 제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폭발물 협박은 이달 들어 전국 곳곳에서 잇따르고 있다. 지난 5일 제주 거주 중학생이 신세계 백화점 본점을 대상으로 협박 글을 올린 것을 시작으로 6일 하남 복합 쇼핑몰, 7일 부산 수영장, 8일 성남 게임회사 등 연이어 유사 협박 사례가 발생했다.
10일에는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협박문이 일본 변호사 '가라사와 다카히로' 명의로 팩스 발송됐다. 이 명의는 2023년에도 40여건의 협박 사건에 등장했으며 경찰은 동일 인물의 소행인지 모방범이 나타난 것인지 수사 중이다.
이어 11일에는 광주의 한 백화점이, 12일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수감 중인 서울구치소가 폭발물 협박 대상이 되는 등 전국적으로 폭발물 테러 협박이 확산하고 있다. 잇따른 협박이 장기화될 경우 사회 혼란과 불안 심리가 심화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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