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가 미국의 조선업 재건과 해군력 증강 지원을 위해 군함의 블록을 국내에서 생산해 납품하는 방안 등을 제안했다. 향후 관련법 개정을 통해 우리 조선소의 미 군함 건조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우리 정부는 미국과의 관세 협상 카드로 미국 조선업 부흥 지원책, 즉 '마스가(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MASGA) 프로젝트'를 약속했다. 이에 따라 한미 간 조선 협력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8일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강환석 방사청 차장은 미 해군성을 방문해 제이슨 포터(Jason L. Potter) 미 해군성 연구개발획득차관보와 면담을 하고, 한미 간 해군 함정 건조와 유지·보수·정비(MRO) 분야에서의 실질적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제10회 한미 방산기술보호협의회(DTSCM) 자리에서다. 이 자리에서 방사청은 한국의 조선업계가 미 해군 전력의 유지·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함정의 블록모듈을 생산해 납품하고, 미국 현지 조선소에서 최종 조립하는 방안 등의 협력 모델을 설명했다.
이와 함께 함정 건조와 MRO 협력 확대를 위해 미 '반스-톨레프슨법(Byrnes-Tollefson Act)' 개정 등 규제 완화 필요성에 공감하고, 양국 간 세부 협의를 위해 워킹그룹(Working Group)을 신설해 논의키로 했다. 반스-톨레프슨법은 미 해군 함정을 미국 내 조선소에서만 건조하도록 제한하는 법률이다.
그동안 국내 조선사들은 미 해군 MRO 사업을 총 4건 수주했다. 한화오션이 지난해 8월과 11월, 올해 7월에 각각 미 해군 군수지원함 '윌리 시라호', 급유함 '유콘호', 보급함 '찰스 드류호' MRO 사업을 잇달아 따냈다. 이달 5일엔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이후 처음으로 HD현대중공업이 미 해군 화물보급함인 '앨런 셰퍼드호' 정비 사업을 수주했다.
또한 방사청은 DTSCM를 개최해 방산협력 확대에 따른 양국의 기술보호 및 수출통제 관련 정책을 상호 이해하고 앞으로의 발전방향을 논의했다. 특히 최신화된 국방기술 및 보안·정보 정책들을 반영한 DTSCM 운영지침(TOR)이 마련됐다. DTSCM의 공동의장으로는 강 차장과 마이클 레이첵(Michael Laychak) 미 국방부 방산기술보호본부(DTSA) 본부장이 올랐다.
강 차장은 이번 면담에서 "한국은 미국의 굳건한 동맹국으로서 최적의 조선협력 파트너"라고 강조하면서 "세계 최고 수준의 함정 건조 기술력을 바탕으로 모든 협력모델의 함정 건조가 가능한 한국 조선소와 함께 긴밀히 협력해 나아가자"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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