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쿠폰으로 소방서에 '커피 100잔'…기부 릴레이로 이어져

33살 청년과 카페 사장의 커피 기부
이디야 본점 동참…청년·지점 100만원씩 지원
가평소방서에 다시 기부 예정

민생회복 소비쿠폰으로 소방관들에게 커피 100여잔을 전달한 청년의 마음이 또 다른 기부의 릴레이로 이어진 훈훈한 사연이 전해졌다.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사용해 춘천소방서 소방관에게 커피를 전달한 유오균 씨. 이디야커피 엑스(X·옛 트위터) 캡처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사용해 춘천소방서 소방관에게 커피를 전달한 유오균 씨. 이디야커피 엑스(X·옛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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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강원 춘천시에 사는 33살 청년 유오균 씨였다. 7일 이디야커피, 춘천소방서, 강원일보의 설명을 종합하면 유씨는 지난달 26일 춘천소방서와 인근 119안전센터, 파출소를 찾아 아이스 아메리카노 100잔을 전달했다. 유씨는 민생회복 소비쿠폰 18만원을 전액 커피 구매에 사용했다.

유씨는 6일 공개된 강원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민생지원금을 처음부터 이렇게 쓰려고 계획한 건 아니다. 저도 저 자신에게 쓰려고 했다"며 "유재석과 이동욱이 출연하는 예능 프로그램을 보고 더운 날 고생하는 소방관들을 위해 커피를 대접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18만원으로는 춘천의 모든 소방관에게 커피를 돌리기는 부족했다. 유씨의 계획에 선뜻 동참한 것은 이디야 강원도청점 점주 김나경 씨였다. 평소 유씨와 친분이 있던 김씨는 총 결제액 32만원 중 모자란 14만원가량의 커피를 후원했다. 커피 100잔을 한 번에 만들면서 얼음이 떨어지자, 인근에 있던 이디야 춘천 하이테크타워 점에서 얼음을 지원해 주는 등 다른 이들도 손을 보탰다.


여러 사람의 참여로 소방관들에게 커피가 전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번에는 이디야커피 본사가 기부에 동참했다. 이디야커피 본사는 지난달 30일 엑스(X·옛 트위터)에 "비할 바 안 되지만 꼭 보답을 드리고 싶은 마음에 유오균님께 이디야 100만원권을, 강원도청점에는 100만원 상당의 지원을 제공해 드리기로 했다"며 "두 분 모두 받는 걸 한사코 사양하셨지만, 선한 영향력의 확대를 위해 끈질기게 설득했다"고 밝혔다.

이디야 본사가 유씨에게 제공한 상품권 100만원은 또 다른 기부로 이어지게 됐다. 유씨는 강원일보와의 인터뷰에서 "100만원이 적은 돈은 아니잖냐. 솔직히 말씀드리면 부담도 있었다"며 "최근 가평 쪽에 안 좋은 일이 있었으니 고생하는 분들을 위해 써달라고 말씀드렸고, 이디야커피 쪽에서 가평소방서와 컨택 중"이라고 전했다.


춘천소방서는 4일 이디야커피 강원도청점 점주 김나경 씨에게 감사장을 전달했다. 춘천소방서 페이스북 캡처

춘천소방서는 4일 이디야커피 강원도청점 점주 김나경 씨에게 감사장을 전달했다. 춘천소방서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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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이디야 강원도청점에 지원된 100만원도 고객들과 나누게 될 전망이다. 이디야커피는 "점주님께서는 본인이 받는 지원보다 고객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형태면 좋겠다고 하셔서, 방문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사은품 스낵을 제공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춘천소방서는 지난 2일과 4일 유씨와 김씨에게 각각 감사장을 전달했다. 춘천소방서는 페이스북에 감사 인사를 전하는 사진을 올리며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 사명이지만, 이렇게 진심 어린 응원을 받을 때마다 그 책임감과 자부심이 더욱 커진다"며 "앞으로도 열린 마음으로 시민 여러분과 함께하며 더욱 신뢰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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