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맨해튼 한복판에서 쓰러진 마차 말…동물학대 논란 점화

15살 암말 '레이디' 마구간 돌아가다 숨져
2022년·2011년에도 마차 끌던 말 사망

뉴욕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센트럴파크에서 마차를 끌던 말이 도심 한복판에서 쓰러져 숨졌다.


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30분쯤 뉴욕 맨해튼 중심가인 웨스트 51번가와 11번대로 교차로에서 '레이디'라는 이름의 15살 암말이 쓰러졌다. 당시 레이디는 빈 마차를 끌고 마구간으로 돌아가던 길이었다. 말은 곧바로 헬스키친의 마구간으로 옮겨졌지만, 사망 판정을 받았다.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 맨해튼 미드타운 센트럴 파크를 지나는 마차의 모습. 게티이미지 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 맨해튼 미드타운 센트럴 파크를 지나는 마차의 모습. 게티이미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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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뉴욕에 온 레이디는 6주간 마차를 끌었다. 이 말은 지난 6월12일 신체검사 당시 특별한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망 당일 오후 레이디는 두 차례 승객을 태운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며, 일부에서는 동맥류나 심장마비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현재 이 사건은 마차 말을 관할하는 뉴욕시 보건국이 조사 중이며, 부검을 통해 사인을 규명할 예정이다. 부검은 코넬대가 맡는다.

한편 레이디의 사망은 3년 전 숨진 다른 마차 말 '라이더'의 죽음과 유사해 뉴욕 마차의 동물 학대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2022년 8월 '라이더'는 레이디가 사망한 장소 인근에서 더위에 지쳐 쓰러졌다. 라이더는 두 달 뒤 안락사됐고, 마주인 이언 매키버가 동물 학대 혐의로 기소됐다. 오랜 재판 끝에 마주는 지난달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 밖에도 2011년에는 '찰리'라는 말이 마차를 끌다 사망했다.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 맨해튼 미드타운에 있는 마구간 밖에서 동물권 운동가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게티이미지 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 맨해튼 미드타운에 있는 마구간 밖에서 동물권 운동가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게티이미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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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권 단체 NYCLASS에 따르면 센트럴파크에서 승객을 태우고 마차를 끄는 말은 약 200마리다. 요금은 최초 20분에 72달러22센트(약 10만원)이고, 이후 추가 10분마다 28달러89센트(약 4만원)씩 더 내야 한다. 현재 뉴욕시 의회에는 숨진 말의 이름을 딴 '라이더 법'이 계류 중이다. 라이더 법은 2026년 6월까지 뉴욕시에서 마차 운행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NYCLASS는 "마차를 끄는 말 여러 마리가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같은 이유로 죽었다"며 "뉴욕시는 동물 학대로부터 동물을 보호하지 않고 오히려 동물 학대를 보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마라 데이비스 뉴욕시의장 대변인은 "시 의회는 이 문제가 어렵고 감정적으로 민감한 사안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면서 "해당 법안(라이더 법)은 현재 심의 과정을 거치고 있으며, 모든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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