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서 사냥한 물고기를 들고 상공을 날던 새가 물고기를 고압선 위로 떨어뜨리는 바람에 화재가 발생해 지역 일대가 정전을 겪었다.
6일(현지시간) 미국 CBS 방송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애슈크로프트에서 남쪽으로 약 6.4㎞ 떨어진 들판에서 불이 났다. 이 화재로 애슈크로프트 전역이 한때 정전을 겪어야 했다. 지역 소방대원들과 인근 목장주들, 그리고 전력회사 직원들은 힘을 합쳐 약 1만8000ℓ의 물을 사용해 진화 작업을 했다.
그런데 출동한 소방대원은 불길 옆에서 '탄 물고기'를 발견했다. 화재 발생 지점에서 가장 가까운 강은 약 3.2㎞ 거리에 있어 이곳에서 물고기가 발견됐다는 것이 좀처럼 이해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화재 조사 결과 의문은 쉽게 풀렸다. 사고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애슈크로프트 소방서의 페이스북에는 "오늘 애슈크로프트에서 왜 정전이 발생했는지 궁금하신가요"라고 시작하는 공지글이 올라왔다. 소방서 측은 이 게시물에서 "신속한 조사 결과 화재 원인은 물고기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이 글에는 새까맣게 탄 물고기와 그을린 땅을 찍은 사진이 첨부됐다.
이 화재의 범인은 물수리로 밝혀졌는데, 이 새는 인근 강에서 물고기를 잡아서 날아가던 중 더운 날씨로 인한 열 때문인지 물고기의 무게 때문인지 지쳐서 물고기를 고압선에 떨어뜨리고 말았다. 이로 인해 물고기가 고압선에 닿아 불꽃이 튀면서 지면에 있던 마른 풀밭에 불을 붙이는 바람에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소방서는 "날생선을 먹는 게 지겨워진 새가 한 번 (생선을) 구워 먹고 싶었을 수도 있다"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소방서는 이후 추가 글을 통해 "8월1일 오후 4시 '용의자' 물수리가 체포돼 현재 조사를 위해 구금돼 있다"며 "이 용의자는 기소 중이며, 판사는 이 용의자에 대해 심각한 '도주 우려(flight risk)'가 있다고 판단해 보석을 허가하지 않았다"고 알렸다. 이는 '도주'라는 의미의 단어가 '비행'이라는 뜻으로도 쓰이는 점을 노려 용의자가 '새'라는 점을 가지고 유머러스하게 표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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